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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만 흘러넘치는 한반도 대운하

이명박 ‘삽질’ 정부의 핵심 정책이 침몰하고 있다. 얼마 전 여론 조사에서 한반도 대운하에 반대하는 의견이 90퍼센트를 넘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조차 다수가 이런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대운하 계획에 지지를 꺼리고 있고 대기업 CEO들 사이에서도 반대가 늘고 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지금까지 해 온 거짓말에 말 바꾸기와 쟁점 회피하기를 더해 시간을 벌려 하고 있지만 이마저 쉽지는 않을 듯하다. 지난 4월 18일 청와대가 대운하 추진 실무에서 손을 떼고 한나라당에 공을 넘기려 하자 같은 당의 정책위의장 이한구가 “당에서 맡기로 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아무도 부담을 떠안으려 하지 않자 청와대 홍보비서관 추부길은 한반도 대운하 구상이 “[꼭] 운하로만 생각하지 않고 [있고] … 강에 대해서는 뭔가 업그레이드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물타기를 시도했다.

결국 진퇴양난에 빠진 이명박은 지난 2일 부동산 투기 광풍에 눈이 먼 영남 지역 5개 시·도지사들이 낙동강 운하 조기 추진을 건의했을 때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4월 18일에 열린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에 참가한 대운하 지지 교수들도 군색한 주장을 늘어놓는데 급급했다.

배의 스크루가 돌면서 운하의 수질을 개선시킨다는 황당한 논리를 펴 온 것으로 알려진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는 “나는 일각에서 말하는 ‘스크루 박’이 아니다” 하고 열을 올려 “개그 프로그램보다 더 재밌다”는 평을 들어야 했다.

“미국 키시미강 운하 개발로 인해 환경파괴가 됐지만 … 부근의 디즈니월드는 …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며 환경파괴와 부동산 개발 광풍을 부추긴 박재광 교수는 “운하를 통해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겠다”는 황당한 논리를 펴기도 했다.

한편 “홍수폭탄”, “세금폭탄”만 안겨 줄 이명박의 ‘삽질’ 정책에 반대해 온 한양대 홍종호 교수는 “물류 전환 효과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자 ‘관광운하’, ‘지역개발운하’, ‘지구온난화 해결 운하’로 사업계획이 계속 바뀌고 있다”며 정부의 말 바꾸기를 비판했다. 또 “1주일이 걸린다던 운행 속도가 1년 반 만에 24시간으로 줄었다 … 놀라운 기술 발전 속도”라고 꼬집었다. 수원대 이상훈 교수는 이명박이 죽은 현대그룹 회장 정주영식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다며 근거도 논리도 없이 무조건 “회장님 방침”에 따르는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나 ‘불도저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당선한 이명박이 자신의 핵심 경제 공약을 철회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조차 포기했다가는 기업주들과 주류 정치권 내에서조차 정권에 대한 불신이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명박에게 끔찍한 악몽이 될 것이다.

대운하 건설 반대 운동을 비롯한 여러 사회 운동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명박 반대 운동과 결합돼 이명박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는 데 성공한다면 이 악몽을 현실로 만들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