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읽기 전에 “조직 노동계급이 ‘쥐박이’ 박멸에 나서야”를 읽으시오.

미친 소 수입은 한미FTA의 선결 조건이다. 한미FTA는 의료·교육·공공부문의 민영화와 시장 경쟁 강화, 노동자 멋대로 해고와 비정규직 확대 등을 담고 있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위한 ‘종합선물세트’다. 미친 소 협상이 축산업계와 급식업계의 이익을 우리의 생명보다 우선하듯, 한미FTA 협상도 다국적기업과 재벌의 이익을 서민의 삶보다 우선한다.

이명박은 지금 미친 소 수입도 모자라 한미FTA 비준까지 추진하며 우리의 삶을 파괴하려 날뛰고 있다. 한미FTA는 한나라당·조중동의 찬양과 도움 속에 노무현 정부 때 체결과 타결에 이르렀고, 노무현은 이명박에게 한미FTA 국회비준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라 쇠고기 협상을 하겠다고 부시에게 약속한 것도 노무현이었다.

그래도 노무현은 여론의 눈치를 보며 머뭇거렸다. 반면 자칭 ‘대한민국 CEO’(최고경영자) 이명박은 ‘종업원’(국민)들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산 소 수입이 촉발한 거대한 촛불의 힘은 장관 고시를 유보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17대 국회 임기 내 한미FTA 비준도 가로막고 있다.

뒤통수

따라서 이제 우리는 쇠고기 협상 무효화와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한미FTA 비준도 계속 저지해야 한다. 그런데 노무현의 아류인 민주당이 이명박에 맞서서 우리의 요구를 대변할 리는 없다. 노무현 5년의 배신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5년 전 노무현의 당선은 여중생 압사 사건이 낳은 거대한 촛불 저항의 결과이기도 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친미 우익 이회창에 반대해 “미국에게 할 말은 하겠다”던 노무현에게 기대를 걸었다. 노무현과 열우당(지금의 민주당)은 2004년 탄핵 반대 촛불 저항에서도 득을 봤다. 한나라당의 탄핵 시도에 분노한 많은 사람들이 총선에서 열우당에게 국회 과반 의석을 몰아주며 개혁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철저한 배신이었다. 노무현과 열우당은 이라크 파병, 비정규직 악법 제정, 한미FTA 추진 등에 앞장섰다. 지금 이명박이 추진하고 있는 미친 정책들(학교 ‘자율화’, 의료 ‘민영화’,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도 대부분 노무현이 기반을 닦아 둔 것이다.

이런 배신 때문에 노무현 지지율은 폭락했고 사람들 사이에 냉소가 커졌다. 덕분에 한나라당이 반사이익을 누렸고 이명박 같은 파렴치한이 대통령까지 된 것이다.

간판을 바꿨을 뿐 개혁 사기꾼들의 모임이라는 민주당의 본질은 그대로이다. 소수 특권층과 기업주에 정치적 기반을 두고, 그들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본질적 차이가 없다. 다만, 민주당은 서민을 위하고 개혁적인 척 사기를 치며 서민층의 지지를 얻어낸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지금 민주당은 이명박의 위기에서 반사이익만 노릴 뿐, 미친 소를 진정으로 막을 생각이 없다. 민주노동당 등의 지지를 받으면 통과가 가능한 상황에서도 민주당은 미친 소 저지 특별법을 추진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정부·한나라당과 ‘추가 협의를 통한 검역주권 명문화’로 상황을 대충 뭉개고, 한미FTA 비준안을 통과시키기로 거래했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사실 민주당 대표 손학규는 “한미FTA를 빨리 비준하자”고 틈만 나면 말해 왔다. 거대한 촛불의 눈치를 보느라 이번에는 못해도, 18대 국회에서 또 우리 뒤통수를 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촛불을 든 우리들은 2002년과 2004년에 촛불을 든 사람들을 배신했던 민주당에 기대지 말고 오로지 대중 행동을 더 거대하고 강력하게 만드는 것에 매진해야 한다. 이것은 이명박에 맞설, 민주당과는 독립적인 좌파적 정치 대안 건설과도 연결돼야 한다.

이 기사를 읽은 후에 ““추가 협의는 대국민 사기극입니다””를 읽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