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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 특권층을 위한 ‘찌라시’

“조중동은 쓰레기!”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해 촛불을 든 수많은 사람들에게 조중동 규탄은 가장 인기 있는 구호 중 하나다.

2MB 이하의 기억력과 말 바꾸기, 거짓말로 일관하는 조중동의 광우병 쇠고기 관련 보도는 그야말로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유전자 분석 결과 미·영국인보다 [한국인이 광우병에] 더 취약”하다고 대서특필했던 〈동아일보〉는, 이제 이런 “일부 세력이 벌이는 ‘광우병 공포 세뇌’는 북한의 선전선동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뭘 믿고 고기 먹으라 하나” 하고 노무현 정부의 쇠고기 수입에 핏대 세우던 〈조선일보〉는 이제 “노 전 대통령은 [광우병 위험]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정직하지 않다’고 했다”고 노무현을 인용한다. 조중동은 촛불시위는 오로지 사설에서 비난 대상으로만 다루는 반면, 쇠고기 안전 ‘몰입 교육’과 있지도 않은 ‘배후 세력’ 만들기에는 과감하게 1면을 할애하고 있다.

조중동은 다른 숱한 쟁점에서도 평범한 사람들을 우롱하는 주장을 해 왔다. 〈조선일보〉는 청소년 다 죽이는 0교시와 우열반이 “학교가 경쟁하도록 유도해 교육을 살린다”고 칭찬했고, 〈중앙일보〉는 초대형 비리를 저지른 삼성 이건희 구속 수사에 대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오물이 묻었다고 죽이는 어리석음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역사를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들은 심지어 5·18 광주 항쟁을 학살로 짓밟은 전두환 군부에게 “신중을 거듭한 군의 노고를 잊지 않”(〈조선일보〉)겠다며 아첨했고, 일제시대에는 “학도여, 성전에 나서라”(〈동아일보〉)며 조선 학도병 강제징집을 거들었다.

조중동은 자신들이 소수 특권층과 권력자들이다. 친일인명사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조중동 창업자이자 전 사주인 방응모, 홍진기, 김성수는 삼성 초대 회장 이병철, 박정희 등 한국의 전통적 지배계급이 그래 왔던 것처럼 철저히 친일·친미로 일관하며 군사독재 속에서 자신들의 배를 불려 왔다.

그 결과, 오늘날 조중동은 연 매출 1조 3천억 원에 이르는 거대 언론 재벌로 성장했다. 이들은 단지 언론 계열사만 거느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LG텔레콤·훼미리마트·하나로통신·우리홈쇼핑·데이콤 등 다른 수많은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조중동의 소유주나 실력가들은 다른 재벌, 정치인들과 실타래처럼 얽혀 있기도 하다. 〈동아일보〉 전 사주 김병관은 이건희와 사돈 관계고, 〈중앙일보〉 사장 홍석현은 이건희의 처남이다. 현 청와대 대변인 이동관은 〈동아일보〉 논설위원 출신이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자 이명박의 ‘형님’인 최시중 역시 〈동아일보〉 편집국 출신이다.

이쯤 되면 권력자, 재벌의 일부인 조중동이 의료·철도·가스·전기 ‘민영화’를 비롯한 각종 ‘재벌천국 서민지옥’ 정책을 찬양하는 속내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조중동 등 보수 언론, 지배층의 언론은 기업주들과 정부의 편에선 주장을 마치 다수를 위한 정책인 것처럼 여기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들은 또 이를 위해 거대한 자금에 바탕을 둔 시장 장악력, 불법 무가지, 경품을 동원한다.

조중동과 달리 개혁적 목소리를 내는 언론들도 있지만, 사장들과 지배층은 이런 언론들을 어떻게든 통제하려고 한다.

의식 통제

거대 기업들과 정부는 광고비·협찬금으로 언론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실제 삼성은 지난해 이런 힘을 이용해 〈시사저널〉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기사를 통째로 삭제해 버리기도 했다. 〈한겨레〉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훌륭한 보도를 소신 있게 해 왔다. 그러나 〈한겨레〉도 며칠간 보건복지부의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광고를 1면에 싣는 모순을 피하지는 못했다.

정부가 최근 ‘PD수첩’을 고소한 것이나 EBS에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 방영 중지를 종용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권력자들은 노골적 탄압을 통해서도 개혁 언론을 단속한다.

이 때문에 마르크스는 “물질에 대한 생산수단을 통제하는 쪽이 정신에 대한 생산수단도 통제한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일상적 시기에는 지배계급의 사상이 사회의 지배적인 사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지배계급의 언론 통제, 의식 통제가 언제나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은 아니다. 당장 이번에도, 조중동은 미친 소가 안전하다는 ‘괴담’을 유포했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이 거짓말을 믿지 않고 있다.

나아가 투쟁에 나선 사람들은 80년 광주의 민주화 투사들이 만든 〈투사회보〉처럼 스스로 직접 신문을 만들어 진실과 투쟁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맞불〉 역시 운동 속에서 만나는 독자들의 지지금과 보내준 글들을 바탕으로 이 사회의 진실과 운동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한다.

조중동과 같은 천박한 주류 언론의 입을 다물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거대한 촛불로 더 밝게 진실을 비추는 것이다. 운동이 체제 자체에 도전할 만큼 강력해진다면, 유럽의 68 반란 당시 우익 신문 인쇄노동자들이 신문 발행을 멈춰 버린 것처럼, 우리도 조중동이라는 “찌라시”를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보내 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