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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에 동참하라!

이 기사를 읽기 전에 “연행자를 석방하라! 이명박 OUT!: 거리의 저항이 시작되다”를 읽으시오.

마치 4·19나 6월 항쟁의 시작을 보는 듯한 지금 거리의 반란은 우리의 가슴을 고동치게 하고 있다. 이 사회에서 억눌려 왔고, 투쟁의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 놀랄 만한 투지를 갖고 저 밑바닥에 감춰져 있던 분노와 열정을 폭발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이명박과 지배자들이 등줄기에서 식은 땀을 흐르게 하고 있다. 〈조선일보〉 주필 강천석은 “거리의 촛불은 … 괴기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선다”며 두려움을 드러냈다.

역사를 돌아봐도 조직 좌파들이 관성과 타성에 얽매여 굼뜨고 있을 때, 투쟁 경험과 전통이 부족한 자생적 대중이 오히려 관성에 얽매이지 않고 앞장서서 반란을 이끈 경우가 많았다.

거리로 나선 사람들은 이명박이 촛불을 못 본 척하며 며칠 내로 고시를 강행하겠다는 상황에서 더는 앉아있을 수만 없다는 타당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청계광장에 갇혀서 발언과 공연을 듣는 것에서 나아가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동참을 호소하고 위세등등한 거리 행진을 통해 힘을 느끼고 과시하고 해방감을 느껴 보자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1천7백여 개의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공동투쟁기구인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는 이 반란에 지지를 보내고 적극 동참해야 한다. 자생적 대중의 반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쟁 경험과 전통이 있는 조직 대중의 동참이 매우 중요하다.

대책회의 지도부는 마치 1987년 6월항쟁 때 범국민운동본부처럼 이 반란의 정치적 상징 구실을 해야 한다.

대책회의 소속 단체들도 이 저항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지금 국회 안에서 유일하게 이 운동의 목소리를 대변할 자격이 있고 그래 왔던 민주노동당도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선언한 “장외 투쟁”은 말뿐이어선 안 되고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 훌륭한 강기갑 의원만 내세울 게 아니라 지도부 전체와 모든 간부들이 총동원돼야 한다.

한총련, 한대련 등 학생운동 조직들도 5월 31일로 잡혀있는 대학생 행동의 날을 앞당겨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 미친 소 고시가 바로 내일모레 아닌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 조직 노동자들의 조직적 동참이다. 이 반란의 목표인 미친 소와 미친 정책, 나아가 미친 이명박 정부 OUT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럴 만한 강력한 수단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것은 바로 주요 기간산업과 수출 대기업 들의 생산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조직 노동자들의 힘이다.

이 점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는 지금 청계광장 노숙 농성을 할 때가 아니라, 조직 노동자들의 조직적 동참을 지도하고 파업 건설에 나서야 한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명박과 정면 승부”, “파업에 준하는 투쟁”, “이제 투쟁은 민주노총 몫”이라는 말에 걸맞은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 주말(24일)에도 ‘공공부문 사유화·시장화 저지 집회’에 모인 4만 명의 노동자들이 여의도가 아니라 광화문 근처에서 집회를 하고 행진해서 촛불집회에 합류했다면 정말 멋졌을 것이다. 지금처럼 거의 10년 만에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투쟁·파업하면서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나중에 하겠다는 ‘전기·가스를 끊는 파업’은 생뚱맞다. 노동조합 운동 속의 좌파들도 전혀 이런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민주노총의 지도자들을 편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노동조합 등 조직 대중의 동참은 미조직 대중의 투쟁 경험·전통 부족의 약점을 메워주며 이 반란이 더 효과적으로 번져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명박이 일사불란한 지휘 속에 검찰과 경찰, 국정원, 전국의 전경 병력들을 집중시켜 반란의 싹을 자르려 하듯이, 우리도 민주적 토론 끝에 효과적 전술을 결정한 후에는 통일된 행동 속에 우리의 힘을 집중해서 투쟁의 효과를 더욱 높여야 한다. 저들의 각개격파와 프락치(경찰 첩자) 등을 통한 교란 작전을 피하기 위해 지금 거리의 반란에 필요한 것은 분명한 방향·지휘와 효과적 전술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김이태 박사는 이명박이 대운하 강행을 위해 “영혼 없는 과학자가 되라고 몰아치고 있다”고 용기있게 고발했다. 이명박의 ‘재벌천국 서민지옥’에서 영혼 없는 시민으로 살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고, 30개월은커녕 3개월도 안 됐지만 벌써 미쳐버린 대통령의 리콜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위대한 역사적 반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그 중요한 일부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