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1백30달러를 돌파하면서 대부분의 나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다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곡물 가격 상승이 결합돼 물가 폭등을 낳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기름값이 비싸면 그만큼 소비를 줄이는 것이 시장 친화적 대책”이라며 서민의 생활 수준을 공격하려 한다.

나아가 지난 22일에는 전기·수도·교통 등 공공요금 연내 인상 방침을 밝혔다. 이것은 공공서비스 민영화를 위해 필요한 사전 조처이기도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또 다른 ‘대책’은 핵발전 확대다. 지식경제부 차관 이재훈은 현재 전체 발전량의 36퍼센트를 차지하는 핵발전 비중을 50퍼센트까지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핵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방법은 아직까지도 전무하다. 지난해 7월 16일에도 일본에서 지진 때문에 핵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2003~2007년에 국내에서 사고로 원전이 멈춘 경우도 44건이나 된다.

게다가 막대한 보조금을 빼고 나면 핵발전은 역사상 가장 비싼 발전 방식이다. 지금까지 건설된 4백40여 개 핵발전소에 지원된 각국 보조금은 적어도 1조 달러가 넘는다. 핵발전은 에너지 위기의 대안은커녕 값비싼 시한폭탄일 뿐이다.

마른 수건 쥐어짜기

고유가 속에서 고통은커녕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2007년 4사분기에 국내 최대 정유사 중 하나인 S오일은 전분기 대비 매출액이 20퍼센트, 영업이익이 75.2퍼센트 늘었고 SK에너지도 매출액이 23퍼센트 증가했다. 두 정유사의 주가도 지난해에만 각각 25.1퍼센트, 87.3퍼센트 올랐다.

물론 일부 기업주들도 유가 인상에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정유업계와 그 주식을 보유한 다른 대기업들에게는 그야말로 “‘황금 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유가 인상으로 노동자들은 출퇴근 시간에 미어터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지만 부자들은 기름값 인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급 승용차를 타고 한결 여유가 생긴 도로를 누비게 됐다.

반면 화물 노동자들은 치솟는 기름값을 아끼려고 통행량이 적은 심야에만 운송하거나 내리막길에서 기어를 풀고 운전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누가 기름을 훔쳐갈까 봐 운전석 뒷자리에 웅크리고 잠을 자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이렇게 해도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기업주들은 운송료를 올릴 기미도 보이지 않고 정부는 유류 보조금 지급마저 곧 중단할 예정이다. 농·어민들도 농기계와 어선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비명

따라서 당장 유류세를 대폭 인하해 노동자·서민의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 그리고 유가 상승으로 폭리를 챙기고 있는 정유사들과 관련 기업들에 대한 세금을 대폭 인상해 화물 노동자들과 농·어민에게 충분한 유류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

한편 유가 폭등으로 촉발된 시위는 인도네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대정부 투쟁을 촉발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번 버마 민중 항쟁이나 1997년에 수하르토를 몰아낸 인도네시아 민중의 투쟁에서 보듯 이런 투쟁은 정부를 커다란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지난 5월 15일 38일 동안의 파업 끝에 운송료 인상 등을 얻어낸 포항 덤프 노동자들의 투쟁은 고유가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 줬다.

미친 소 운송 거부를 선언한 화물연대 노동자들도 현재 운송료 인상 등을 내걸고 6월 초 파업을 추진 중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파업이 시작됐다. 덤프·레미콘 노동자들도 6월 중순에 파업을 결정했다. 이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해야 하며, 이런 투쟁이 하나로 뭉쳐진다면 더 강력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