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비리를 척결하겠다며 나선 이명박과 조중동은 이를 통해 ‘공기업 부패를 없애기 위한 대안이 민영화’라는 논리가 그럴 듯하게 보이도록 만들고 싶어 한다.

물론 공기업 사장들과 고위 임원들의 부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민영화가 공기업 부패를 완화시킬까? 현실은 정반대다. 많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민영화는 공기업 부패를 더 부채질한다.

민영화 정책은 끊임없이 해당 부문을 독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을 부추긴다. 사장들은 경쟁 기업을 따돌리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관료와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바치고 이들을 매수한다. 그래서 민영화에는 붙박이 장롱처럼 부패가 따라다닌다.

공기업이 민영화될 때마다 엄청난 특혜와 뇌물이 오가곤 했다. 한국 경제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조선공사·인천중공업을 재벌 기업들이 인수할 때도, 한일은행·조흥은행 등 4개의 국책은행이 민영화될 때도, 포항제철·한국전력·한국통신의 정부 지분이 팔릴 때도 항상 그랬다. 가스 부문의 부분 민영화로 막대한 수익을 긁어모은 포스코·GS칼텍스·SK가 민영화 추진을 위해 가장 먼저 착수한 일도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운영위원 명단을 확보해 로비에 돌입한 것이었다.

각종 로비와 추잡한 인수 경쟁으로 공기업을 사거나 공기업 지분을 챙긴 기업은 당장 인수 비용을 회수하려고 혈안이 된다. 그 결과 민영화된 기업들 내에서 회계장부 조작 같은 비리가 더욱 판을 친다. 예를 들어 2000년 당시 공기업인 한국중공업을 20퍼센트도 안 되는 헐값에 사들인 두산그룹은 회계장부 조작으로 수천억 원을 챙겼다. 그러는 사이 노동자 1천2백 명이 잘렸다.

민영화는 경쟁사들 간의 담합 비리도 부추긴다. 한국통신이 민영화된 후, KT와 하나로통신도 가격담합으로 수익을 크게 챙겼다. 그러는 사이 안전을 위한 설비 투자나 연구비용은 계속 줄어들고 요금은 계속 올랐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챙길 카길도 멕시코에서 농수산물 관련 유통공사가 민영화되자마자 이 유통회사와의 담합 비리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부패의 온상

이명박의 물·전기·가스·교육·의료 민영화도 부정부패의 온상을 만들 것이다.

건강보험이 민영화되면 가장 많은 이득을 챙기게 될 삼성생명과 AIG 같은 민영 보험회사들은 그동안 정부 관료들에게 엄청난 로비를 펼쳤다. 노엄 촘스키가 《누가 세상을 지배하는가》에서 “민영화는 대체로 부패한 정부가 시행한다”고 한 말이 참말로 맞다.

민영화가 부패를 더 부추긴다는 점은 전 세계에서 이미 입증됐다. 1990년대 옛 소련과 동유럽,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의 민영화 과정은 대형 부패 스캔들의 연속이었다.

거대한 부패망이 더 촘촘해지는 동안, 우리의 월급 봉투와 서비스 질 향상에 들어가야 할 돈이 부패한 정치인들이 챙길 사과 박스에 들어간다.

공기업의 부패·비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영화가 아니라 공기업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시장·경쟁이 아니라 공공성이 기준이 돼야 한다.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공기업 노동자와 시민사회가 검증·참여하는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 내부 고발과 부패 감시 구실을 할 민주노조가 더 강화돼야 한다.

나아가 공기업을 이명박과 부패한 관료들이 시장 논리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서민이 공공성의 원리로 직접 운영·통제하게 될 때 부패 해결의 단초가 마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