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퀴어문화축제 개막과 함께 한국 성소수자들의 ‘자긍심 행진’이라 할 수 있는 퀴어 퍼레이드가 열린다. ‘자긍심 행진’은 미국 동성애자들이 차별과 천대에 맞서 투쟁한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며 시작됐다. 1969년 6월 28일 뉴욕의 ‘스톤월 인’이라는 동성애자 술집에 경찰이 쳐들어 와 손님들을 잡아가려 했다. 여느 때와 달리 동성애자들은 경찰의 폭력에 맞서 저항했고 며칠 동안 거리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1960년대 후반 전 세계를 휩쓴 저항과 반란의 물결 속에서 벌어진 스톤월 항쟁은 수많은 동성애자들이 벽장에서 나와 자신을 억압하는 체제에 저항하도록 고무했다.

오늘날 전 세계 성소수자들은 ‘자긍심 행진’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차별과 편견에 도전한다. 2000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퀴어문화축제도 15년을 이어온 한국 동성애자 운동의 성과로 자리 잡았다.

동성애자 해방 운동은 많은 성과를 낳았지만 진정한 평등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편견이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은 여전히 차별과 천대에 시달린다. 평등한 권리는 고사하고 학교와 직장, 군대 등 사회 곳곳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멸시와 폭력이 만연해 있다.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알려져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대다수 동성애자들은 일상에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청소년 동성애자들은 더욱 힘겨운 상황에 놓여 있다. 학교와 가정은 흔히 가장 끔찍한 멸시와 폭력이 벌어지는 공간이다. 이런 현실은 비참한 결과를 낳는다. 10대 레즈비언들을 대상으로 벌인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의 조사를 보면 조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편견

지배자들은 동성애가 비정상이고 부자연스럽다는 편견을 조장한다. 한국에서도 정부와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 등이 동성애혐오를 조장하고 있다. 청소년보호법에는 동성애자 단체들의 투쟁으로 2004년 삭제되기 전까지 동성애를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것으로 규정하는 조항이 있었다. 지난해 말 법무부는 보수 기독교 단체들의 반발에 밀려 차별금지법안의 차별 금지 대상에서 ‘성적지향’을 삭제하기도 했다.

이명박도 대선 후보 시절 “인간은 남녀가 결합해서 사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에 “동성애에는 반대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나 진짜 ‘비정상’은 미친 소를 수입하려 하고, 청소년들과 서민들에게 재앙을 가져다주려는 이명박 정부다.

미친 소 수입으로 폭발한 이명박에 맞선 대중적 저항에 성소수자들도 함께 하고 있다. 동성애혐오 이데올로기는 여성차별, 인종차별과 마찬가지로 노동계급과 억압받는 사람들을 분열시킬 뿐이다. 동성애자 억압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우리들의 단결을 원치 않는 자본주의 체제와 지배자들이다.

소수 특권층만을 위한 이명박 정책에 분노하는 사람이라면 편견과 차별에 맞서 행진하는 성소수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