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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퇴진을 목표 삼아 운동을 전진시키자

지배층은 집권 3개월 만에 등장한 정권 퇴진 구호가 실제 정권 퇴진 투쟁으로 발전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거듭된 배신으로 이명박 당선에 1등 가는 공을 세운 노무현은 “정권 퇴진은 헌정질서에 맞지 않다”며 헌정질서 파괴범 이명박의 구원투수 구실을 자처했다.

이런 주장들의 영향 탓인지, 개혁 성향의 NGO나 일부 언론들도 정권 퇴진을 운동의 목표로 삼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한겨레〉 성한용 선임기자도 정권 퇴진 요구에 대해 아직은 “대다수 … 속마음까지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나 ‘미친소닷넷’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0퍼센트는 촛불시위 현장에서 가장 외치고 싶은 구호로 “이명박 물러나라”를 꼽았고, 33퍼센트는 실제로 이명박이 퇴진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21퍼센트도 쇠고기 수입 문제뿐 아니라 대운하·공기업 민영화 등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의 지지율은 아예 10퍼센트대로 떨어졌다.

사람들의 이런 정서는 이 운동이 시작할 때부터 강력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운동의 근저에는 경제 위기에서 오는 불만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이명박의 각종 ‘재벌 프렌들리’ 정책에 대한 총체적 반감이 놓여 있었다. 이런 분노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런 대중적 의지를 더욱 자신감있게 대변할 필요가 있다. 꼴통 “강부자 프렌들리” 이명박을 완전히 몰아내지 않는 한, 미친 소 수입뿐 아니라 일련의 재벌천국·서민지옥 정책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정권 퇴진”을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진정한 목표로 삼고, 운동이 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물론 정권 퇴진 투쟁으로 발전하는 것에 대해 이견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운동에서 논쟁은 불가피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기로에서 더 분명한 변화를 열망하는 쪽의 대중을 지지·고무해 운동이 더 전진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오마이뉴스〉 칼럼니스트 유창선 씨처럼, “대안적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정권 퇴진은 … 혼란의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물론 개악과 배신의 5년을 보낸 민주당, ‘짝퉁’ 한나라당인 자유선진당 등 주류정당들 중 그 누구도 대안이 아님은 분명하다. 촛불의 눈치를 보며 양다리를 걸치던 민주당은 국회로 돌아가 한나라당과 야합할 기회를 노리기 시작했다.

대안

그러나 만일 운동이 이명박 퇴진을 가능하게 할 정도로 강력하게 성장한다면, 이명박의 퇴장 이후 가장 큰 힘을 갖는 것은 바로 아래로부터의 목소리와 요구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다음 정권을 잡은 그 누구도 쫓겨난 이명박이 밀어붙였던 정책들을 다시 실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또, 정권 퇴진 이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전혀 예정돼 있지 않다. 상황의 주도권은 이명박 퇴진을 기꺼이 대비하고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쪽이 쥐게 될 것이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참여연대·한국진보연대 등 지금 운동에 적극 참가하는 조직된 진보세력이 단결해 평범한 사람들의 대안이 되고자 노력한다면, 이들이 이명박 퇴진 이후 유력한 정치 세력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정권 퇴진을 목표로, 광우병 쇠고기 수입·대운하·의료보험과 공공서비스 민영화 반대 등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이명박에 대한 중요한 불만을 결집시키는 명칭과 조직으로 거듭나는 게 바람직하다. 그리고 각 지역과 기층으로 조직을 확대해 이명박에 반대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더 광범하고 단단하게 연결시키는 구심점 구실을 해야 한다.

이명박을 퇴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 경제 자체를 멈춰버릴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 조직 노동계급이 파업이라는 계급적 행동으로 이 운동에 함께해야 한다.

촛불의 목소리

이명박 정권이 재협상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그때는 촛불을 놔야 할 것이냐 하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 대통령직을 놓지 않는 한 재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합법을 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한 시민

참여하는 시민들이 계속 늘어나는 것을 보니 국민들이 위대하다는 생각입니다. 촛불이 한달째 계속되는데 쉽게 꺼지지 않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광우병 문제만이 아니라 산적해 있는 대운하라든가 민영화라든가 교육 문제로도 국민들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박정렬 (회사원)

6월 10일을 기점으로 총력투쟁을 하자고 하는데 민주노총 총파업 계획은 약간 늦는 것 같습니다. 6월 10일을 기점으로 총력 투쟁에 돌입해야 합니다.
-기아차 노동자

민주주의는 법률, 제도, 형식적인 게 아닙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진짜 민주주의입니다.
-연세대 학생

미국산 쇠고기 먹기 싫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겁이 없어집니다. 청와대로 쳐들어 갑시다.
-7살 초등학생

대한민국 청와대에는 대통령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대통령입니다. 임시정부입니다.
-한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