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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광우병, 비정규직 철폐하자

“노무현은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내달렸지만, 이명박은 오른쪽 깜빡이를 켜고 역주행한다”는 유행어는, 이명박이 비정규직 문제에서도 어떤 작태를 보일지 충분히 짐작하게 한다.

이명박은 대통령 선거 당시, 이랜드 사태의 책임이 노동자들에게도 있다고 말한 유일한 후보였다. 그는 공공연하게 “세계 어느 선진국도 우리와 비교해 비정규직의 수가 그렇게 적은 것은 아니”라고 거짓말하고, “경제가 성장하면 비정규직을 써도 괜찮다”, “수지가 안 맞으면 비정규직을 쓰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해 왔다.

당선 직후에는 대량 해고 당해 고공농성중인 (그래서 지금도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GM대우 부평공장을 찾아가 보란 듯이 ‘노사화합과 무파업’을 찬양하기도 했다.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장도 폭력 침탈했다. 그는 식칼테러를 밥먹듯 하는 현대그룹 출신답게 경찰과 용역 깡패들이 “노동자들의 머리를 축구공 차듯 발로 차”는 것을 사주했다.

이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더욱 처절하게 계속되고 있다.

1천 일 넘게 싸우고 있는 기륭전자 여성 노동자들, 투쟁 8백 일을 넘어선 KTX 승무원들과 3백 일을 넘긴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 코스콤, GM대우 등 수많은 비정규직 투사들이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기륭전자 여성 노동자들은 불법 파견에 맞서 1천 일 넘게 싸우면서, 또다시 구로디지털단지역 CCTV탑 위에 올랐다. 노동자들은 “철탑에 올라 목숨을 걸고 … 국민을 섬기겠다는 대통령에게 묻는다”며 “사용회사는 권리만 있고 일하는 노동자는 의무만 있는 노예노동인 파견노동, 그것도 불법파견이 허용되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 사회인가” 하고 절규했다.

절규

지난 6월 5일 이명박 정부는 비정규직 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박행란 기륭전자 노조원을 연행하는 것으로 이런 절규에 대답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의 지적처럼 이명박은 “최근 중국 방문길에 최동렬 기륭전자 회장과 동행”하더니 “명백한 보복성 연행”까지 자행한 것이다.

이렇듯 이명박은 노동자들에게는 가혹한 탄압으로 일관하면서, 사장들에게는 노동법 개악과 규제완화라는 한 다발의 선물을 안겨주려 한다.

노동부장관 이영희는 “현행 근로기준법이 근로자를 과보호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4월 30일, 외국 기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하고 친기업적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또, 기간제노동자의 고용 기간 제한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파견제도 네거티브제(특정 업종만 제외하고 모든 업종에 비정규직 파견을 허용하는 것)로 변경하는 것을 제시했다.

게다가 다가오는 7월이면, 비정규직 악법이 1백 인 이상 3백 인 미만 작업장에 확대 적용된다. 이로써 지난해보다 무려 7배에 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와 외주화로 고통받게 된다.

그러나 천하무적으로만 보였던 이명박이 최근 광우병 촛불시위로 좌초 위기에 빠져있는 것을 우리 모두가 목격하고 있듯이, 이명박의 노동법 개악 시도도 뜻대로만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명박을 백기투항시키려면 무엇보다도 비정규직 투사들과 전체 노동자들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거리 항쟁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그 속에서 노동자들을 열악한 처지와 죽음으로 몰아넣는 한국 사회의 또 다른 광우병, 비정규직을 폐지하기 위해 함께 나서는 수많은 동조자들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