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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긁어낸 신경 속에 돋는 신경질

나는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받고 있다. 고통은 마취주사로 해결할 수 있지만, 치료비에 놓아줄 마취 주사는 세상에 없는 것 같다.

처음에 보험 적용이 돼 총 비용이 3만 원이라고 할 때는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보험이 적용되는 치료는 ‘신경을 긁어내는 것’까지였다. 치신경이 제거되면 치아가 절반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보형물을 씌워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단다. 결국 나는 38만 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잇몸치료까지 합하면 총 금액은 47만 원에 달한다. 내 월급의 절반 가까이 되는 돈이다.

무료 베타[시험판]로 유저[사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유료화하던 숱한 온라인 게임의 상술을 건강보험에서 느낀다.

덕분에 의료보험 민영화가 무엇을 뜻하는지도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안 그래도 엉성한 보험마저 삼성 같은 기업에 내맡기겠다는 것이 그 실체일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내가 받은 ‘혜택’마저 부러워할 미래의 누군가가 생겨날 것이다. 그것은 나이 먹은 내가 될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미친 정부에 맞서 싸워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