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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촛불의 바다에서 온 편지:
자멸의 장벽, 광우장성

6월 10일, 2005년 APEC 반대 시위대로부터 부시를 보호하기 위해 어청수 경찰청장이 고안해 냈다는 컨테이너 바리케이드가 또다시 등장했다. 나의 카메라 렌즈로 들어온 수많은 낙서 중에 가장 눈에 띄는 한 글귀를 보고는 그만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바로 ‘狂牛長城(광우장성)’이었다.

광우장성이란 말처럼, 이 컨테이너 바리케이드는 성난 국민들로부터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사수하고, 국민들과 완전히 단절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본질을 여실히 보여 주는 상징물이 아닐까 한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던 이명박의 기상천외한 소통 방식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바다.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자 만들었던 만리장성은 결국 내환의 단초를 제공해 진나라를 망하게 했는데, 하물며 자국민을 가로막겠다며 세워 놓은 이 흉측한 장벽이 이명박 정부에게 어떠한 결말을 가져다 줄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절벽 아래로 다이빙을 스스로 준비중인 이명박 정부에게 미리 조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