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대책을 요구하는 투쟁이 전 세계적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먼저 투쟁에 나선 것은 일부 유럽 나라 어민들이었다. 그들은 벌써 몇 주째 항구를 봉쇄하고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스페인·포르투갈·네덜란드·폴란드·프랑스·영국·이탈리아·헝가리 등의 유럽 국가와 타이·홍콩·네팔 등 아시아 국가의 화물 운송 노동자와 영세 트럭 소유주(그 중 상당수가 직접 운전을 한다)들이다.

인도에서는 화물 노동자 4백만 명이 7월 2일 전면 파업을 선언했고, 최근에는 콜롬비아 등 라틴아메리카의 화물 노동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치열한 투쟁으로 최근 국제적 주목을 받은 곳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이었다.

포르투갈 화물 운전자들은 파업뿐 아니라 전국 주요 고속도로를 트럭으로 봉쇄하는 대담하고 효과적인 투쟁 전술을 사용했다. 정부와 기업주 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고 며칠 뒤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와 세제 특혜 등 많은 요구들을 받아들였다.

스페인의 경우에는 아쉽게도 가장 큰 화물 운전자 연맹의 배신 때문에 몇몇 핵심 요구들을 성취하지 못하고 파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화물 운전자들은 자신들의 힘을 정부와 기업주 들의 뇌리에 확실히 각인시켰고, 앞으로 정부와 기업주 들이 전향적 자세를 취하지 않을 경우 다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장주의

전 세계 화물 운전자들이 고유가에 책임지라고 정부와 사장 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 고유가는 정부와 기업주 들이 시행한 정책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먼저, 2003년 이후 유가 상승을 추동하기 시작한 것은 석유 메이저 기업들이 지지한 부시의 이라크 침략 전쟁이었다. 유럽연합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중동 침략에 장단을 맞추면서 석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지난 1년 동안 유가를 두 배 이상 폭등시킨 1등 공신은 투기 자본의 유입이었다. 각종 투기 자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거품 붕괴 이후 석유 같은 원자재에 투자하고 있다.

또, 각국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시장주의 정책은 화물 운전자와 다른 노동자·서민 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오늘날 많은 정부들이 높은 유류세를 부과한다. 이 세금을 줄이거나 폐지하고 부족 부분을 부유층에게서 걷으면 화물 운전자와 대중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정부들은 그러길 거부하고 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환경을 만들려면 대기업에 부과되는 세금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주의 정책 기조에 따라 일부 정부는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민영화했고, 그에 따라 통행료가 급등했다. 생계를 위해 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화물 운전자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유가 상승, 높은 유류세, 각종 비용의 상승에도 기업주 들은 운송료 인상을 거부했고 정부는 친기업적 입장에서 이것을 방조했다.

화물 운전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개입해서 생계를 보장해야 하고 푼돈에 화물을 맡기는 기업주들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나아가 고유가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석유 기업들과 원자재 선물(先物) 투기꾼 등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에 고착돼 있고 민간 기업의 이윤 창출을 금과옥조로 삼는 정부들이 필요한 조처들을 자발적으로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물류를 마비시킬 힘을 가진 화물 운전자들이 투쟁을 벌이기 시작하자 비로소 정부들은 부랴부랴 이런저런 미봉책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6월 14일 G8 재무장관 회의에서 투기 자본 규제 등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도 부분적으로 화물 노동자 투쟁의 압력 때문일 것이다.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화물 노동자 투쟁은 아래로부터의 강력한 투쟁이야말로 정부와 기업주 들로부터 양보를 얻을 수 있는 단연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을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