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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핵심은 민주주의 문제였다

〈맞불〉 91호 구태옥 씨의 독자편지(〈맞불〉 90호 ‘현 촛불시위의 잠재력과 과제’에 대한 반박글)를 읽고 촛불시위가 가두 행진으로 발전하는 데 참을성 있고 단호한 태도로 기여한 ‘다함께’ 회원으로서 매우 불쾌했다.

먼저, 마이크를 뺏으면서 민주적 토론을 가로막은 사람들이 ‘대책회의가 행진을 막는다고 오해한 것뿐’이라는 ‘추측’은 행진에 적극 참가한 사람으로서 전혀 납득할 수 없다. 게다가 마치 이들이 ‘이명박 탄핵’을 외치며 투지를 불태웠던 사람들의 대표라도 되는 양 진술한 것도 황당하다.

시위 대열이 급격히 줄어 물리적으로 경찰 봉쇄선을 돌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돌아가 더 많은 사람들을 조직하기 위해 애쓴 대다수의 참가자들이 마지막에 남아 경찰과 충돌하는 것에 중요성을 둔 1백~2백 명의 사람들에 비해 이명박에 맞서 싸우겠다는 신념이 부족한가.

핵심은 민주주의 문제였다. 어떤 방식으로 투쟁을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토론조차 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오해라고 포장해 주는 것은 완전한 왜곡이다. 만일 대책회의가 행진을 막는 것으로 보였다면 집회 참가자들에게 의견을 묻고 토론해 다수의 의견에 따라 이후 투쟁 방식을 결정하면 될 것이었다. 물론 행진 초기 경찰의 공격 때문에 이런 과정 자체가 어려운 상황도 있었지만 이는 사후에라도 얼마든지 토론할 수 있는 문제였다. 촛불시위가 그 날로 막을 내리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90호에서 최일붕 동지가 쓴 글의 핵심도 이러한 점이었다. 구태옥 씨는 ‘뒤로 돌아서 다시 행진을 하자’라는 말을 인용하며 이를 비난한 것처럼 최일붕 동지의 글을 왜곡하고 있다. 하지만 종파적으로 읽지 않는다면 그 글은 토론으로 결정하려 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마이크를 뺏고 주장 자체를 막는 행동을 비판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