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3일 뉴코아 강남점 앞에서는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의 파업 승리 결의대회가 열렸다. 꼭 1년 전과 같은 날짜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요구를 내걸고 말이다.

비정규직 악법이 시행된 지난 1년은 59퍼센트라는 낮은 고용률, 청년실업률 8퍼센트, 비정규직 8백61만 명이라는 열악한 현실을 남겼다.

비정규직 ‘보호’법이 비정규직을 보호하기는커녕 더 열악한 처지로 내몰았다는 점은 정부 발표로도 이미 입증됐다. 통계청이 3월에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보면, 비정규직 중에서도 그나마 처지가 나은 기간제 노동자는 줄어든 반면, 더 열악한 처지에 있는 시간제 노동자와 호출 노동자(일감이 있을 때만 일하는 노동자), 용역·파견 노동자들은 급증했다. 기업주들이 기간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을 확대하고 외주화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쥐꼬리만큼 올라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는 IMF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 50.1퍼센트). 한국은 OECD 국가 중 저임금 노동자 비율 1위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악법이 7월 2일부터 1백 인 이상 3백 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되는 것을 앞둔 현재, 지난해 이랜드 사태와 꼭 마찬가지로 여기저기서 무더기 계약 해지가 벌어지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에서 일해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을 두 달 앞두고 해고됐다. 심지어 주택금융공사에서는 2년 넘게 근무한 노동자들까지도 해고됐다. 공기업 민영화 추진을 앞두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의 첫 제물이 된 것이다. 농협중앙회 역시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요구해 온 노조 지부장을 계약해지했다.

나아가 이명박 정부는 “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 [비정규직 법을] 개정하는 게 불가피한 시점”(노동부 장관 이영희)이라며 비정규직 악법을 더욱 개악하려 한다.

경제5단체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정부의 안은 기간제와 파견제 사용기간 3~4년으로 연장, 파견업종 대폭 확대, 변형근로시간제 1년 단위로 도입, 해고 요건 완화 등으로 점철돼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악법 확대 적용과 개악 시도는 뉴코아·이랜드, 기륭전자, 코스콤, KTX 등의 영웅적 노동자 투쟁이 보여 줬듯이 십중팔구 노동자들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확대 적용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인 공공노조, 사무금융노조 등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정규직 노조인 국민은행지부는 비정규직(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을 추진중이다(노조 설문조사에서 정규직 노동자의 76퍼센트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노조에 가입시켜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든든한 원군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촛불시위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기에 더할 나위 없는 호기를 제공한다. 따라서 ‘촛불집회로 비정규직 문제가 가려졌다’고 봐선 안 된다.

적어도 기층 수준에서 촛불시위는 광우병 쇠고기를 넘어서 경쟁 교육, 대운하, 민영화 등 여러 쟁점에 대한 반대로 사실상 확대됐다.

지난해 단호한 투쟁을 벌인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의 폐단을 만천하에 드러내며 국민 80퍼센트의 지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 그들은 거의 다 지금 촛불시위를 지지하는 사람들일 것이고 대부분 자신이나 가족과 친척, 친구들이 비정규직인 사람들일 것이다.

비정규직 투사들은 촛불시위에 일체감을 갖고 이 속에서 “의제를 확대”하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