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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시국미사를 보고 느낀 것

경찰이 6월 30일 낮부터 모든 집회를 원천봉쇄한 순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시청에서 미사를 거행한 뒤 행진을 한 것은 경찰과 이명박에게 한 방 먹이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정진석 대주교(명동성당에서 농성하던 이주노동자·비정규직 노동자 들의 추방을 경찰에 요청한 이명박 지지자)가 일으킨 가톨릭의 보수화를 뚫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가톨릭 급진주의의 맥을 잇는 것 같아 기쁩니다.

가톨릭 급진주의가 제 청소년기에 미친 영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1995년 [탄압을 피해 명동성당에 온 한국통신 노조 지도부를 잡으려 경찰 병력을 투입했을 당시] 젊은 보좌신부들이 김영삼 정부를 성토하며 민주화의 보루인 명동성당을 사수하자고 했을 때, IMF와 신자유주의를 고발하며 ‘주빌리2000’[제3세계 외채 탕감 운동]에 서명하라고 호소했을 때 청소년이었던 저는 급격히 급진화했습니다. 대학에서 제일 하고 싶은 일이 학생운동이 돼 있었으니까요.

물론 유물론자로 살아가는 지금의 저에겐 종교의 힘이 아니라 민중의 힘이 더 중요하지만, 때론 민중의 힘을 모으기 위해 종교의 거룩한 정신을 발판으로 삼을 필요도 있겠죠. 종교인들도 이 운동에 가담할 만큼 정당성이 널리 인정받고 있는 촛불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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