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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번민하는 전투경찰

나는 전경들이 회의를 느끼며 갈등하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지난 28일 연행된 동지를 면회하러 구로경찰서에 갔다. 그 때 수백 명의 전경들이 출동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가 “쥐새끼 한 마리만 잡으면 모두가 편한데 고생들이 많다”고 큰소리로 말하자 여러 전경들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청을 지나던 전경버스를 향해 팻말을 들고 손을 흔들자 버스 안에 있던 전경들이 손을 흔들며 화답하는 장면, 새벽 시위 진압에 나서 시민들을 밀어내던 전경들에게 “이쪽이 아니라 청와대 쪽에 쥐를 몰아내러 가세요” 하고 소리칠 때 웃음을 참지 못하던 전경의 모습도 눈에 선하다.

그런데 28~29일 새벽에 투입된 전경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이들은 눈에 독기를 품고 무자비한 공격을 감행했다. 폭력적 시위 진압으로 악명이 높은 1001~1003 부대 소속이었다. 이들에게는 시위 진압 전 엄청난 육체적 고통(일명 ‘얼차려’)과 정신 교육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갈등하는 전경을 짧지만 정치적인 구호로 설득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시민들을 잔인하게 공격하는 일부 전경에게는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