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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수배자’들을 응원하며

고즈넉한 새벽 5시, 108배와 함께 조계사 농성단의 하루가 시작된다. 나는 ‘촛불 수배자’들을 도우려고 종종 천막에 머문다.

며칠 전에는 우익 단체들이 수배자들을 끌어내려 한다는 제보가 들어오자 얼마 되지 않아 50여 명이 집결하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지지방문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왕래하는 불자들도 “훌륭한 일 하는데 우리가 지켜 드려야지” 라며 인사해 주신다. 넘쳐나는 음료수로 냉장고는 포화상태다. 한 어르신은 “이명박 씹듯 잘근잘근 씹으라”며 간식거리로 해바라기씨를 주고 가셨다.

비좁은 공간에서 무더위와 싸우고, 절 안에서 살생을 할 수 없어 모기도 못 잡지만 표정만은 밝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을 지지한다는 것을 어디서나 느낄 수 있다.

농성장은 비교적 평화롭지만, 몇 걸음만 나오면, 곳곳에 서성이는 사복경찰과 길 건너편의 닭장차들이 다시금 우리를 긴장하게 한다.

하루빨리 수배자들과 함께 삼겹살에 찬 소주를 기울이며 우리의 승리를 기뻐할 날이 오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