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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방한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

“인간 쓰레기 부시의 방문을 반대하는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2005년 11월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마라도나의 말이다. 부시가 가는 곳엔 어김없이 그의 방문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뒤따랐다. 부시가 전 세계를 더럽히는 온갖 쓰레기 같은 정책들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8월 5일 전 세계 공공의 적 조지 부시가 한국에 온다. 무엇보다 부시는 촛불 저항으로 궁지에 몰린 그의 “애완견”을 위로하며 흔들림 없이 미친 소 수입을 지속하라고 독려할 것이다. 그러나 조지 부시 방한에 반대해야 할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다국적기업의 천국 만들기

이명박이 민영화, 구조조정 등으로 한국 서민의 삶을 파괴한다면 부시는 전 세계에서 그런 짓을 하고 다닌다.

2000년 부시가 후원하는 미국 기업 벡텔은 볼리비아 수도 사업을 인수한 뒤 수도 요금을 2백 퍼센트나 올렸다.

미국이 주도하는 WTO, IMF, 세계은행 등이 개발도상국에 강요한 민영화와 구조조정 프로그램으로 각종 공공서비스와 복지 정책들이 훼손됐다. 대량 해고가 판을 쳤고 비정규직이 확대됐다.

부시는 미국 국내에서도 악명 높은 민영의료보험 체계를 악착같이 고수하고, 저임금 불안정 노동을 확산시켜 왔다.

부시는 이번 한국 방문 때 물·전기·가스·의료 민영화 등을 촉진하며 마찬가지 결과를 낳을 한미FTA 추진도 빠뜨리지 않을 것이다.

식량난의 주범

부시가 후원하는 거대 곡물 기업들은 세계적 식량 가격 폭등의 주범이다. 그들은 투기와 매점으로 곡물가를 앙등시켰다.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무역’과 가차없는 시장 개방 압력이야말로 제3세계의 식량 공급 체계를 박살내고 수많은 사람들을 굶주림으로 죽게 만든 주범이다.

지구 환경 파괴의 주범

부시는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는 지구적 노력을 번번이 물거품으로 만든 훼방꾼이다. 부시는 자국 대기업의 이윤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규제하자는 교토의정서를 보이콧했다.

전쟁터가 된 세계

부시가 9·11을 빌미로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지위를 잃지 않으려고 끝없는 전쟁에 돌입한 결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이런 불안정과 혼란은 석유 가격 폭등도 부추겼다. 부시는 또 이스라엘을 사주해 레바논을 침공했고, 팔레스타인인들을 잔인하게 박해했다.

부시가 수출한 것은 폭력, 살인, 내전, 고문, 공공서비스 붕괴였다. 또, 부시는 민주주의 확산 운운하지만 중동에서 패권을 지키려고 이집트·파키스탄의 군사독재와 사우디아라비아 왕가를 지원한다.

최근 부시는 이라크를 아예 공식적 식민지로 만드는 미-이라크 안보협정을 강요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안보협정을 발판으로 이란과 시리아 등으로 전쟁을 확산하려 한다는 것이다.

전쟁과 재앙을 부를 ‘한미 전략동맹’

이명박은 부시 방한에 맞춰 미래 한미 전략동맹의 청사진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략동맹의 첫번째 의미는 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테러 전쟁’을 지지하고 기꺼이 동참한다는 것이다. 이라크에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자이툰 부대는 이의 상징이다. 이미 이명박은 사실상 재파병 효과를 내는 아프가니스탄 경찰 파견도 약속했다.

그러나 이명박이 캠프데이비드 숙박료로 치러야 할 잔금은 아직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주도의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와 MD(미사일방어체계)에 한국이 참가하는 것이다.

부시의 기대에 부응해 이명박은 PSI와 MD 참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PSI는 장차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높일뿐더러, 여기 참가함으로써 한국군이 이란을 봉쇄하고 공격하는 활동에 동원될 수도 있다.

MD 참가는 더욱 커다란 재앙 속으로 국민들을 몰아넣는 행위다. MD가 사실 중국을 겨냥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중국을 겨냥한 주한미군 재편(전략적 유연성)은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이런 한미 군사동맹 강화에 대해 여러 차례 불편한 심정을 표했다. “한미 군사동맹은 지나간 역사의 유물”이라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친강이 대놓고 경고한 바도 있다.

결국, 부시와 이명박이 추진하는 동맹 강화는 동아시아에서 불안정을 심화시킬 것이다.

한편, 좌파 민족주의 진영 일부에서는 ‘북미 관계가 유화 국면인데 굳이 나서서 부시를 반대해야 할까’ 하는 의문도 있는 듯하다.

그러나 북미 관계는 북핵 협상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냉각될 수 있다. 그리고 북핵 협상은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본 게임인 북한 핵무기 폐기 협상에 도달하는 것은 고사하고 당장 플루토늄 보유량 문제로 북한과 미국이 실랑이를 벌일 수 있다.

사실 미국이 북한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발목을 잡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시는 이란 공격 가능성을 재 보는 등 중동 지역에서 패권을 강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만약 부시가 중동에서 어느 정도 숨을 돌리고 동북아시아에서 중국의 패권을 본격적으로 견제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미국은 언제든지 다시 북한 ‘위협’을 빌미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전 세계에서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 전쟁을 추진하는 부시 방한에 적극 반대해야 한다. 이것은 이명박 반대 운동이 승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명박에 맞선 촛불이 미친 소 수출 후원자 부시에게까지 확산된다면 이명박의 처지는 훨씬 궁색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