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김어진

1월 23일부터 1월 28일까지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제3회 세계사회포럼이 열린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은 부시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전 세계 운동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장이 될 것이다.

세계사회포럼은 세계 자본주의에 도전하는 전 세계 운동의 거대한 결집이었다. 제1회 세계사회포럼은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을 반대하고자 처음 개최됐다. 1971년부터 세계경제포럼은 자본주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정책을 옹호하는 기구였다. 이 신자유주의 옹호자들은 1천 개가 넘는 다국적 기업한테서 후원을 받고 있다. 세계사회포럼은 세상을 상품으로 여기는 그들의 세계와는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는 표어를 내세웠다.  

2001년 세계사회포럼(1회)에는 1백17개국에서 2만여 명이 참가했다. 대규모 회의와 4백20개의 워크숍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월든 벨로가 이끄는 그룹들은 세계 자본주의의 대표자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반자본주의 운동의 지도자들이 일방으로 승리했다. 월든 벨로는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경제 지도자들한테, 그들이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지구를 떠나는 것”이라고 통쾌하게 말했다.

지난해 제2회 세계사회포럼은 세 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무려 7만여 명이 참가했다. 브라질의 무토지 노동자, 남아공 소웨토에서 온 지역 활동가 등 1백23개국에서 무려 4천9백9개 단체들이 참가했다. 네 가지 주제(부의 생산과 사회적 재생산, 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접근, 시민 사회와 공공 영역의 확산, 새로운 사회의 정치 권력과 윤리) 아래 27개의 대회, 96개의 세미나, 6백22개의 워크숍이 열렸다. 이런 놀라운 성장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운동이 남반구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 준다.

올해 제3회 세계사회포럼은 어떨까? 세계사회포럼의 조직자들은 이번 세계사회포럼의 규모가 지난해보다 더 클 거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놀라지 마시라. 올해에는 2만 5천여 개 단체가 참가 등록을 했다. 대회가 임박할 때쯤이면 등록 단체는 더 불어날 것이다.

참가 단체라면 누구나 신청할 자격이 있는 워크숍은 ‘세계사회포럼 원칙 헌장’에 따르면 “포럼의 공장”, “세계 시민 사회의 실험실”로 불린다. 올해에는 이 실험실이 자그마치 1천8백여 개가 넘게 신청돼 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세미나들이 등록돼 있다. 브라질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참가 단체들은 반전 워크숍을 가장 많이 신청했다고 한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의 의제는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 민주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 둘째, 원칙·가치·인권·다양성·평등. 셋째, 매체·문화·반헤게모니. 넷째, 정치권력·시민사회·민주주의. 다섯째, 민주적 세계 질서와 반군국주의 투쟁 그리고 평화 촉진이다.

다섯번째 테마는 올해 새로 추가됐다. 이 주제 아래 열리는 대규모 회의와 패널 토론·워크숍·세미나 들은 부시의 전쟁에 반대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을 담아 낼 장이 될 것이다.  

제1·2회 세계사회포럼은 다양성이 특징이었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에도 환경·여성·노동조합· 인권 등 다양한 단체들과 개인들이 참가할 것이다. 동시에, 이번 포럼에는 대안을 놓고 집중적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패널 논쟁에서는 주요 쟁점과 전략들이 검토될 것이라고 한다. 그 자리에서 “다른 세계”의 전망이 제출될 것이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에는 많은 패널이 참가한다. 국제 반전 활동가인 타리크 알리, 반자본주의 운동에서 주요한 구실을 하고 있는 수전 조지, 무토지 농민 운동 지도자, 종속 이론가 사미르 아민, 남미의 대표적 해방신학자 구스타보 구티에레스, 설명이 필요 없는 노엄 촘스키, 팔레스타인 인권 변호사, 유럽사회포럼에 참가한 이탈리아 CGIL의 지도자 등이 패널로 참가한다. 미국 녹색당 지지자인 영화 배우 수전 서랜든도 연사로 참가한다.

논쟁도 있을 수 있다. 다양한 생각과 전망들이 논쟁되는 것은 세계 반자본주의의 운동의 성장을 도울 것이다. 종속이론적 대안, 정당 참여 배제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세계사회포럼이나 유럽사회포럼은 정당을 정식으로 배제한다. 세계사회포럼의 ‘원칙’(5)에 따르면 “오직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시민 사회 단체들과 운동들만을 모으고 서로 연결시키려고 할 것이며 정당이나 군대 조직의 대표들은 포럼에 참여할 수 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배어 있다. “공식 좌파”(사회당·공산당·녹색당) 집권 기간의 끔찍한 기록, 자율주의의 영향력 등이 정당 자체를 거부하는 경향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세계사회포럼의 ‘원칙’(6)에 따르면 “정부 지도자들이나 의회 의원들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포럼에 초대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이것은 모순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운동 내 다양한 경향들은 나름의 정치적 경향을 표방하며 활동한다. 세계사회포럼도 정당의 참여를 금지시켰지만 마지막 회의는 브라질 노동자당(PT)의 축제와도 같았다고 한다. 이것은 정당 참여 배제라는 태도와 모순된다. 실제로 정당에 관한 관심은 높다. 2002년에 열린 유럽사회포럼(ESF)에서 ‘정당’을 주제로 한 토론에 자그마치 6천여 명의 청중이 몰려든 것도 주목할 만한 예다. 다른 견해를 놓고 우호적으로 토론을 벌여야 하는 한편 그 논쟁을 행동을 집중시킬 수 있는 에너지로 변환시키느냐 여부는 반자본주의 운동의 미래와 직결된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하는 한국인 참가자들은 어느 때보다 많다. 한국인 참가자들은 “거리로 나온 한국 대중, 촛불 시위와 한국의 사회 운동”이라는 주제로 한국 워크숍을 준비중이다. 이 워크숍에서 한국의 활동가들은 최근 반미 운동이 국제 반전 운동의 일부라는 점을 세계사회포럼에 온 국제 활동가들과 공유할 것이다. 한국 민중이 부시가 북한에 가하는 압박에 박수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부시의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동참할 것이다. 또, 한국인 참가단은 주한 미군이 저지른 환경 오염, WTO와 아시아의 글리벡, 새만금에 관한 영상, 한국의 민중 투쟁에 관한 영상 등을 준비중이다. 다함께,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보건의료단체연합, 스튜디오 아이스크림,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가들이 민주노총 노동자들과 함께 공동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다. 이것은 시민사회단체의 공동 활동의 모범으로 여겨질 만하다.

1월 9일 한국 참가자 사전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세계사회포럼을 마음으로 응원하는 분들한테 세계사회포럼을 열심히 알리고 보고하자고 결의했다. ‘연대와 전진’이라는 이름의 제2회 한국사회포럼에서 2월 7일 첫 날 세계사회포럼을 보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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