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1차로 발표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민영화하고, 대우조선·현대건설·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해 공적자금이 들어간 기업들을 팔아치운다는 것이다.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도 통합하고, 그 외 공기업들도 인원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표된 것은 당초 예상에 비해 규모가 줄어들었다. 정부는 촛불 저항이 계속되고 민영화의 실체가 폭로되자 발표 일정을 두 달가량 늦춰 왔다. 전기·가스·수도·의료 민영화를 임기 내에 하지 않겠다고 한 것도 촛불의 성과다.

그래서 보수진영에서는 “요란한 겉포장에 비해 알맹이가 별로 없”고, “잔가지만 치겠다고 하면 공공기관 혁신이 되겠느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1차 발표 후에도 다음 달까지 두 차례 더 민영화 계획을 더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제외된 발전 자회사 등이 상황 변화에 따라 그때 추가로 포함될 수 있다.

공기업 ‘선진화’는 재벌과 투기자본의 이익을 위해 서민의 삶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재벌들은 알짜배기 공기업을 사들여 엄청난 돈을 벌게 될 것이다.

잔가지

벌써부터 이전투구가 시작됐다. 민영화를 총괄하는 선진화추진위원장 오연천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려는 두산중공업의 사외 이사를 겸직하고 있어, “고양이한테 생선 맡긴 꼴”이라고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당장 민영화하지는 않더라도 모든 공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공공부문 노동자 28만 8천 명 가운데 7만여 명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민간부문 노동자들의 구조조정 지렛대 구실을 하며, 사회 전반에 고용불안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다.

이처럼 서비스 질 하락, 요금 인상, 노동자 해고를 통해 서민의 삶을 ‘후진화’시키는 것에 맞서서 해당 기업 노동자뿐만 아니라 전체 운동진영이 함께 싸워야 한다. 그 점에서 한국노총 지도부가 이번 민영화 방안을 사실상 합의해 준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먼저 3단계 민영화 발표가 노리는 순차적인 각개격파에 단결로 맞서야 한다. 공기업이 ‘부패한 철밥통’이라는 공격을 통해 구조조정을 정당화하는 것에도 맞서야 한다.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 등이 모두 힘을 합쳐 촛불 시민들과 함께 공동 대응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 같은 강력한 행동이 벌어지면 이명박의 정신 나간 민영화를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