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박해춘은 국민연금 기금 운용에서 주식 투자 비중을 정권 임기 내에 현재 17.8퍼센트에서 40퍼센트까지 늘리고, 기업 인수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도 기존 2.5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늘려 대우조선 매각이나 우리은행, 산업은행 민영화에도 참여하고 월가에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만 해도 20조 원을 추가로 주식에 투자하려고 한다.

한국투자공사가 이미 메릴린치 투자 등으로 1조 원 가까이 손실을 내고, 정부 소유인 우리은행이 서브프라임모기지론에 투자했다가 8천억 원을 까먹은 상황에서 연금의 주식 투자 대폭 확대는 위험천만한 계획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미 이명박 정부는 상반기 주가 하락을 막는다며 국민연금을 주식시장에 쏟아부어 5~6월 두 달 새 4조 2천6백47억 원이나 평가 손실을 냈다. 수조 원의 공공 자산이 주식 부자와 투기 자본 등 1퍼센트 특권층의 재산 보호를 위해 허공에서 사라진 것이다.

위험천만

그러나 이는 삼성화재 임원과 우리은행 행장을 거친 자칭 ‘투자 전문가’ 박해춘 개인의 ‘오버’가 아니다. 사실,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확대 계획은 노무현 정부가 본격 시작한 작품이다. 유시민이 박해춘을 공개 두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확대는 청와대의 이해관계로만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연기금의 ‘펀드(투기자본)’화는 신자유주의 프로젝트의 일부다.

왜 우리의 미래가 주식시장의 동향에 종속돼야 하는가. 왜 공공의 자산이 부자들의 자산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쓰여야 하는가. 왜 노동자들이 적립한 연금이 노동자를 구조조정하는 기업 사냥 행위에 쓰여야 하는가.

이명박은 기금 운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우려고 민주노총 등 가입자 단체들을 배제하는 기금운용위원회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연기금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기금운용위원회 개혁이 시급하다. 또 기업주들에게나 도움이 될 펀드 조성 방식(적립식)의 연금 제도를 건강보험처럼 부과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촛불이 할 일이 여전히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