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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주들이 위기의 대가를 치르게 만들자

미국 제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의 몰락으로 전 세계가 요동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자리, 주거, 저축, 연금이 어떻게 될지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이 혼란은 예고된 것이었다. 출발점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 빈민에게 주택을 담보로 고이자의 대부를 해 주는 것 ─ 위기였다.

많은 이들이 대출금 상환을 제때 못 할 것이 뻔했다. 그러나 대부자들은 다른 은행과 금융 기관에 부채를 팔아 돈을 벌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위기가 닥쳐왔다.

이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또 어떤 기업이 파산할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당장은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 세계 지도자들은 “경제의 기본은 튼튼”하기 때문에 위기가 심각하지 않고 곧 사라질 거라고 말한다.

저들이 거짓말을 하는 동안 전 세계 노동계급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유일한 해결책은 맞서 싸우는 것이다.

우리는 단결할 수 있는 공통의 요구를 가지고 있다.(13면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주요 요구들’을 참고하시오.)

수많은 사람들이 고유가에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회사들의 이윤에 특별세를 매겨야 한다.

또, 노동자들의 임금을 묶어두려는 것에 맞서야 한다. 생활수준이 하락할 수많은 노동자들이 여기에 호응할 것이다.

또, 경제 위기가 전 세계에서 불안정을 더 키울 것이기 때문에 점령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즉각 철군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이 사회의 지도자들은 이윤, 경쟁, 전쟁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 체제에 도전할 수 없기 때문에 경제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다가올 몇 달 동안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많은 부분 평범한 사람들이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기업주들의 위기에 그들 자신이 대가를 치르도록 만들어야 한다.

왜 경제 위기가 발생했는가?

최근 세계 시장을 강타한 경제 위기 앞에서 저들은 참으로 황당한 말을 하고 있다.

미국 지도자들은 미국 경제의 전반적 상황이 양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데일리 텔레그라프〉의 제프 랜달은 미국 제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몰락은 ‘자본주의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위기는 단순한 금융 위기가 아니다. 또, 단순히 규제가 부족해서도 아니다.

현재 위기는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다.

비록 일부 기업들이 떼돈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체제 전체는 1950년대와 1960년대의 이윤율을 회복하지 못했다.

최근의 투기붐은 이런 사실을 감춰 왔다. 그러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명백해지자 심리적 공황 상태가 찾아왔고 투자자들은 한때 건전해 보였던 투자를 회수하기 시작했다.

겉으로 무슨 말을 하든, 미국 지배자들은 지금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조지 부시 정부는 엄청난 돈을 들여 베어스턴스 같은 금융 기관을 구제하고 프레디맥과 패니메이를 국유화했다. 그들은 리먼브러더스도 살릴 수는 없었다. 구제 금융을 계속 남발했다간 미국 중앙은행이 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제 위기가 얼마나 더 심각해질지, 다음에는 어떤 대형 금융 기관이 붕괴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 체제를 운영하는 자들이 기업의 CEO나 은행가, 정부 장관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바로 이들이 현재의 ‘카지노 경제’에서 이득을 챙긴 자들이다. 비록 그 중 일부는 도산했지만 말이다.

‘월급 고개’

최근 이명박 정부는 ‘9월 위기’는 없다고 큰소리쳤지만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에 실패하는 등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달러를 구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또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거품과 이에 연계된 금융권의 부실이 언제 폭발할지 몰라 지배자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2분기에만 개인 부채가 23조 1천억 원 늘어나 7백80조 7천억 원에 이르렀고, 한 웹사이트 조사에서는 물가 폭등과 적은 월급 때문에 60퍼센트가 넘는 직장인이 월급이 나온 지 보름 만에 월급을 다 써버리는 ‘월급고개’로 고통 받는다고 대답했다.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소득 기준 하위 20퍼센트는 매달 44만 원씩 적자를 보고 있다.

한편, 물가가 폭등했지만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임금인상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은 경제 혼란이 정치 위기를 가져오고 최근의 그루지야 전쟁 같은 충돌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과 언론의 논평가 들은 자유시장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유시장이 지금의 위기를 초래했다.

우리는 대안이 있다고 말해야 한다. 재벌과 투기꾼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생산과 투자를 결정하는 계획에 기반을 둔 사회주의 사회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우리는 모든 투쟁들을 고무해야 한다. 저들은 우리가 경제 위기의 대가를 치르도록 강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재벌과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고 군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싸워야 한다.

이것은 이윤이 아니라 사람이 우선하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투쟁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한 치 앞도 못 보는 엉터리들

강동훈

미국발 금융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지만, 한국의 금융 시장은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게 타격을 받았다.

9월 16일 하루에만 주가가 6퍼센트 이상 폭락하는 등 주식시장에서 51조 원 넘게 사라졌다. 원/달러 환율은 50.9원이나 폭등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50원이 넘게 올랐다.

그러나 한국의 주류 언론과 경제연구소 들은 바로 올해 초만 해도 ‘미국 경제와 탈동조화’를 주장한 바 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중국·인도 등의 호조 덕에 한국이 큰 위기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경제연구소가 2007년 말에 내놓은 〈2008년 한국경제 전망〉 보고서나 《SERI 전망 2008》 같은 책에서는 “대외여건은 악화되고 있으나, 미국 경기와의 탈동조화는 지속”, “미국 경제와 신흥국가들간의 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의 수출모멘텀은 유지” 등을 주장하며 한국 경제를 낙관했었다.

그러나 금융 위기의 여파로 8개월 반 만에 중국 증시 시가총액에서 19조 위안(약 2천8백50조 원)이 사라지는 등 이른바 중국·인도 등의 ‘신흥시장’이 미국과 함께 몰락하면서 한국도 위기를 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한국 사회의 엘리트들이 모였다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엉터리 예측은 지배자들의 시야가 얼마나 좁으며 그들의 경제 분석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를 보여 준다. 사실 미국에서도 금융 위기가 조금 진정될 때마다 위기가 이제 끝나 간다는 근거 없는 예측이 횡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는 바로 얼마 전까지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이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기는 것은 장님에게 길을 인도하라고 맡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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