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읽기 전에 “위기에 빠진 이명박과 한국 자본주의”를 읽으시오.

얼마 전 최장집 교수는 “촛불이 만든 결과는 너무 허망하다. 오히려 정부는 더 자신감을 얻고 강해졌다”고 했다. 촛불이 사그라들면서 이명박이 “기고만장”해졌다는 이런 주장들은 완전히 틀렸다. 이명박이 촛불의 후폭풍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진실이다.

예컨대 YTN에서 MB맨 구본홍은 아직 사장실 근처에도 못 가고 있다. 이명박은 여전히 20퍼센트 정도인 밑바닥 지지율의 수렁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영국 블레어는 지지율 26퍼센트에서 사퇴를 결정했고, 일본 후쿠다는 지지율 29퍼센트에서 사임한 바 있다.

그래서 〈조선일보〉 류근일은 “지난 7개월 동안 이명박 정부는 기 싸움에서 계속 밀려 왔다. … ‘아침이슬’에 그만 주눅 들어야 한다”고 한탄했다.

이명박의 정책에도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종부세 감면에 대한 반대 여론은 83퍼센트, 국제중 설립에 대한 반대 여론은 71퍼센트에 이른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종부세나 수도권 규제 완화를 둘러싸고 자중지란이 벌어졌다.

더구나 미국발 금융 위기가 이명박과 그의 기반인 재벌·부자 들을 더욱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이 기침하면 독감에 걸린다는 한국 앞에서, 미국 경제가 몸져 누워 버렸다. 한국 경제의 바로미터라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몇 개월 만에 수십만 원이나 폭락했고, 해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32조 원을 순매도하며 한국 증시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미친 듯이 매달리던 신자유주의와 세계 자본주의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이명박과 지배자들은 당황하면서도 계속 신자유주의에 매달리고 있다. 목표로 삼았던 섬이 가라앉는데도 배를 다른 데로 돌리지 못하고 계속 노를 젓는 사람처럼 말이다.

사실 앞서 한미FTA 등을 추진하며 이 방향으로 배를 끌고 온 것은 노무현이었다. 그래서 민주당 대표 정세균은 최근 이명박과 만나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약속했고 〈조선일보〉는 “세계 금융 위기 속에 대통령과 한 배 탄 야[당] 대표의 결단”을 찬양했다.

이런 ‘동반자’들을 믿고 이명박은 임금 동결과 부자 감세 등 위기에 대한 ‘비즈니스 프렌들리’ 해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을 위기의 속죄양 삼으려 하고, 국가보안법을 통한 마녀사냥도 계속하고 있다. 월 2만 5천 원의 관리비도 없어서 임대아파트를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서민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결코 저들의 위기 해결을 돕거나 ‘고통분담’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재벌·부자 들이 자초한, 저들의 체제 위기다. 저들의 경제적·정치적·이데올로기적 위기와 분열을 이용해 정치적 대안과 강력한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