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이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 주면서 생긴 재정 부족분을 노동자·서민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메우려고 한다.

종부세만 해도, 정부는 과세기준을 6억 원에서 9억 원 이상으로 완화하고, 세율도 반토막 내려고 한다. 이 조처로 이명박을 비롯해 청와대 수석비서관 10명 가운데 9명과 한나라당 의원 절반 이상이 종부세 감면 혜택을 보게 됐다. 수혜자의 86퍼센트가 ‘강남 3구’에 집중돼 있다.

종부세 감면은 부유층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이명박의 세금제도 개악 시리즈의 서막일 뿐이다. 양도소득세·상속증여세·개별소비세(사치품 소비에 부과) 같이 부유층에 부담되는 세금들도 모조리 줄어들고, 연봉 1억 이상 고소득자의 소득세도 깎아 주기로 했다.

법인세율도 앞으로 5년 동안 5퍼센트나 인하할 계획인데, 덕분에 기업주들은 연간 6~7조 원의 감세 효과를 보게 됐다.

부유층에 대한 감세는 서민이 누려야 할 복지 축소를 낳을 것이다. 공기업 민영화로 생기는 매각대금도 부유층 감세로 줄어든 재정에 충당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명박은 노동자들의 세금을 올리려고 한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을 보면 봉급생활자들이 내는 근로소득세는 7.5퍼센트, 자영업자들의 종합소득세는 13.7퍼센트나 오르게 된다. 특히, 사람들이 물건을 살 때마다 내고, 물가의 10퍼센트나 차지하는 부가가치세도 무려 9.5퍼센트나 오른다.

‘강부자’ 세금 줄이면 경제 성장?

결국, 노동자들은 근로소득세만 해도 1인당 9만 원씩 더 내게 됐다. 정부는 노동자·서민을 속죄양 삼아 부자들의 배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재벌·부자 세금을 깎아 주면 기업투자와 민간소비가 활성화해 서민에게 득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신자유주의적 교리’는 진즉에 파탄났다.

현 세계경제 파탄이야말로 이명박의 신자유주의적 믿음이 한낱 ‘미신’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 주고 있다.

실제로 부자 감세의 ‘경기부양효과’는 거의 없다. OECD에 따르면, 흔히 법인세를 줄이면 재정지출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성장 효과가 미미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법인세율 2퍼센트 인하 등이 성장률에 미친 영향이 보잘 것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복지를 통한 재정지출이 경제 회복에 더 큰 기여를 한다는 연구결과(한국조세연구원)가 있다.

그래서 진보진영 일각에는 정부의 감세에 맞서 세금을 늘리자는 의견이 있다. 북유럽 국가 수준의 복지지출을 감당하려면 불가피하게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자 증세

그러나 비록 복지 증진을 위한 것이라 해도 노동자에게 세금을 더 내라는 것은 옳지 않다. 노동자들은 올해만 해도 1인당 근로소득세 2백3만 원, 국세와 지방세를 포함해 4백36만 원씩이나 부담하는데 돌아오는 변변한 복지 혜택 하나 없이 허덕이고 있다.

대안은 노동자·서민의 세금 부담은 오히려 더 줄이고, 재벌·부자·투기자본에게 대폭 과세해서 복지를 늘리는 것이다.

이명박의 조세제도 개악을 저지하고 이런 대안을 앞당기기 위해 강력한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사실, 법인세·종부세·양도세 감면으로 부유층에게 돌아가는 돈만 복지비로 써도 무상의료는 물론, 상당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할 수 있다.

군비 증강과 해외 파병 비용 등에 낭비되는 막대한 돈도 서민생활 지원에 돌려야 한다.

이미 참여연대, 진보신당, 한국진보연대,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 ‘깨어있는누리꾼모임’ 등이 이명박의 조세제도 개악 시도를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도 조세 저항 운동을 선포했고 ‘부자 증세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과 산하 노조 현장 활동가들도 조세 저항 운동 건설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