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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경제 위기와 부서진 꿈

나는 직업상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중소기업 사장, 자영업자, 비정규직, 대기업 노동자, 중소기업 노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처한 상황은 저마다 다르지만 모두가 경제가 어려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 말한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상황이 요즘과 사뭇 달랐다. 주식·펀드·아파트는 다시 한번 불패의 신화를 써 나가며 거품론에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내가 알고 있는 많은 대기업 노동자들조차 언제 다시 집 장만과 자산 증식의 기회를 잡을까 전전긍긍하며 1억에서 많게는 3억 원까지 대출을 받아 아파트 값이 뛰는 곳으로 향했다. 한 달 이자 1백만~2백만 원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불행히도 아파트 값은 떨어지고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기업 노동자들이 양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서울에 있는 대기업 사무직 노동자에게 이렇게 한번 물어보라. ‘당신은 이 회사에서 몇 살까지 근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답은 대부분 다음과 같을 것이다. ‘45살까지 있으려나? 그 뒤로는 암흑이다.’

이들이 아파트 가격 상승에 편승하고자 했던 것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집이라도 움켜쥐려던 절박함 때문이었다. 이제 그 꿈은 조각나고 있다. 희망이 무너졌을 때는 절망과 분노만이 남는다.

우리가 얼마만큼 고통을 더 감내하면 될까? 누가 그 고통의 양을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