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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주고 약 주는가

나는 서초구의 한 입시학원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는 강사다.

최근 이명박은 “학원비가 크게 올라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그러나 사교육비 상승의 주된 책임은 교육을 시장 원리에 내던진 이명박 정부에 있다.

며칠 전, 우리 학원 원장이 강사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그리고는 ‘얼마 전 대치동의 한 학원에서 학원비를 10분의 1로 속여 신고했다가 걸려서 강남·서초지역 학원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곧 있을 예정이니, 강사들이 갖고 있는 서류 중 학생들 명단이 들어가 있는 것들은 다 소각하라’고 말했다.

사실, “일반보습학원의 과목당 수강료는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의 경우 대개 20만~30만 원대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학원을 매개로 이뤄지는 그룹별·개인별 과외는 거의 1백만 원에 이른다. 이는 우리 학원도 비슷하다.

서울시교육감 공정택이 당선하자마자 국제중학교 설립을 추진해 이런 고액 학원비가 이제는 초등학생들까지 퍼지고 있다. 내가 있는 학원도 이전엔 초등학생들에게 영어와 수학만 가르쳤는데, 최근엔 국어와 과학 등의 과목도 개설하고 있다.

폭등하는 사교육비를 막으려면 지금의 대학서열화와 경쟁 교육 정책이 폐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