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와 휴가를 겸해 네팔을 다녀왔다. 그곳엔 갖은 탄압에도 한국 이주자 운동의 역사를 끈질기게 일궈 왔던 사말타파·까지만·토르너·라주·검구릉 동지 등 결코 잊어서도 안 되고, 잊혀질 수도 없는 보석 같은 투사들이 있다.

네팔에 들어서자마자 우리가 맞닥뜨린 것은 먼지와 매연을 뒤집어쓰고 앉아 구걸하는 사람들, 젖은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들, 시커먼 개와 엉켜 길바닥에 누워 있는 아이들 등의 참혹한 모습이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실업 상태고,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는 그 폐허 속에서 이주노동자 동지들은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왔던 것이다. 그러나 인간사냥식 단속추방을 일삼는 한국 정부는 이들에게 죽음과 공포의 악몽만을 줬을 뿐이다.

토르너 동지는 야만적인 단속 추방의 과정, 그리고 지금의 암울한 현실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했다. 고국으로 돌아오면 온 가족이 알콩달콩 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꿈에 불과했다. 동생 두 명은 각각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이주노동자로 살고 있고, 그나마 조금씩 부쳤던 돈은 암에 걸린 어머니의 병원비로 모두 써 버렸지만, 야속하게도 이미 돌아가셨다.

그러나 이주노동자 동지들은 근 20여 년간 청춘과 열정을 바친 한국에서의 투쟁 일화들을 풀어놓느라 밤새는 줄 몰랐다. 그리고 촛불 운동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함께 기뻐했다. 그들은 깨진 코리안드림의 퍼즐을 고국에서 억압받는 사람들과 함께 투쟁하며 완성할 것이라 다짐했다.

자유롭게 이주할 수 있는 세상이 되면, 모두가 이렇듯 따스한 동지애를 나누며 살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