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호어는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당원이며, 국내에 번역된 저서로 《천안문으로 가는 길》(책갈피)《21세기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인가?》(다함께)가 있다.

중국 경제 상황과 중국 정부의 정책이 전 세계적 경제 위기의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은 중요한 공업 국가일 뿐 아니라, 신용 경색으로 큰 타격을 입은 금융시장의 큰손이기도 하다.

최근 경제 호황 덕분에 중국 정부는 엄청난 돈을 주무르게 됐고, 대부분을 미국 금융기관에 투자했다.

예컨대, 중국은 최근 미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제공한 모기지 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최대 외국인 투자자다.

사실 미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제공한 주된 이유도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돈을 회수하기 시작하고 다른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를 따라할까봐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미국 시장에서 중국의 경제적 발언력이 상당한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일부 우파들은 미국이 중국에 밀리고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과 미국

그러나 현실은 그보다는 복잡하다. 중국이 미국 경제를 지원하는 것은 미국의 불황이 중국의 호황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먼저, 중국 정부는 엄청난 양의 달러를 쌓아 놓고 있다. 만약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이 보유한 부의 가치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둘째, 중국의 금융자산을 투입할 더 나은 투자처가 없다.

물론 중국 투자 회사들은 아무 조건 없이 미국에 돈을 건네주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그들은 투자회사 모건스탠리의 자산을 사들이는 것을 거부했다. 가치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또, 중국 정부는 지원을 대가로 정치적 양보를 얻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 경제가 너무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결국 미국 구제 작전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중국 제조업 호황은 높은 수준의 국가 투자와 서방에 대한 수출에 힘입은 것이었다. 전 세계적 불황은 양자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경제 성장률을 줄이려 하지만, 이 과정을 점진적으로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 성장률이 약간만 하락해도 세계경제뿐 아니라 중국 노동자·농민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원재료와 부품을 엄청나게 수입했다. 올 초 전 세계 광물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는데,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질 거란 우려 때문이었다.

이제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중국 철강 제조업체들은 20퍼센트나 감산할 예정이고 일부 선박 제조업체들은 문을 닫았다.

이는 대(對)중국 수출에 대한 의존을 늘려 온 국가들 ─ 특히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타이완 등 ─ 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다. 그러나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중국 소비재 수출업체의 취약한 처지를 볼 때 특정 상품의 수입은 매우 빨리 축소될 것이다.

중국 중소기업 수만 개가 서로 너무 치열하게 경쟁해서 이윤이 매우 적었고, 호황기에도 매년 수백 개씩 문을 닫았다.

앞으로 이런 문제가 얼마나 더 심화할지 미리 알 수 없지만, 이미 조짐은 보이고 있다. 저장성의 어떤 소도시에서는 평균적으로 방직 업체 다섯 개 당 하나가 문을 닫았다.

정부 통계를 봐도, 지난 1년 동안 완구 제조업체 중 거의 절반이 망했다. 또, 2007년에만 신발 제조업체 중 3분의 1이 문을 닫았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 2천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보고도 있지만 중국 정부는 이 수치를 부인하고 있다.

정확한 숫자야 어쨌든, 대량 실업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대다수 수출 산업은 주로 민공[농촌 출신 이주노동자]을 고용했다. 그들은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며 퇴직금도 없다. 사장들은 그들이 조용히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할 것이다.

그러나 1998~2002년 국영기업들 폐쇄와 정리해고가 한창일 때 거의 항쟁 수준의 투쟁이 폭발했다. 이것은 작업장 폐쇄에 반대하기보다는 약속받은 퇴직 수당의 지불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운이 좋지 않은 이상, 중국 정부는 똑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