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수배자들이 조계사를 빠져 나가 ‘잠행 투쟁’을 시작하자 보수 언론들은 수배자를 놓친 경찰이 한심하다며 “하루속히 검거하라”고 선동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산하 31개 경찰서가 수배자 검거에 동원돼 매일 두 차례나 수배자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시내 주요 대학가와 도로에서 대대적인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 지역 사찰과 고시원 등도 샅샅이 뒤지고 있다. 민주노총 건물에 막무가내로 난입하기도 했다.

경찰은 엄청난 경찰력을 동원해 사회 전반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것은 최근 한나라당이 국정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키려 하고, 공안 수사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집회 탄압 예산을 37억 4천만 원(올해의 7배)으로 증액한 것과 맞닿아 있다.

공포 분위기

보수 언론들과 한나라당 등은 수배자들이 “비겁”하고, “불법시위를 주도한 범법자들일 뿐”이라며 ‘자진 출두 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촛불집회 관련 재판 판사들도 야간집회금지 조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할 정도로, 현행 집시법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적인 집회·시위의 자유조차 보장하지 않고 있다. 이명박은 늘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을 부르짖지만, 이들은 양심·사상·표현의 자유 등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조차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이 말하는 ‘불법’은 우리가 따를 기준이 못 된다.

무엇보다 촛불 수배자들은 국민 압도 다수의 지지를 받은 운동의 지도자들이다. 이들이 범죄자 취급받을 이유는 없다. 따라서 자진 출두할 이유도 없다.

“[자진 출두는] 일종의 투항으로 보였다. 촛불의 정신과 수배자들을 지지했던 시민들의 뜻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봤다”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박원석 상황실장의 말이 옳고 이런 자세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촛불 수배자 검거에 혈안이 된 것은,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정부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가 ‘제2의 촛불’로 다시 분출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촛불 수배자들은 우리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 경찰은 촛불 수배자 검거 작전을 당장 중단하고 수배를 해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