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없는 도박꾼 이명박이 노동자·서민의 연기금으로 도박을 벌이면서, 국민연금이 “제2의 BBK”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9월 26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8월까지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에서 7조 2천억 원, 해외 주식에서 1조 3천억 원 등 총 8조 5천억 원의 손실을 냈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9월 15일 이후에만 5조 2천억 원이 투입됐고, 특히 주가지수가 9백 포인트 대까지 폭락하던 10월 마지막 주에는 매일 수천억 원의 연금이 주가 떠받치기에 동원됐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연말까지 대략 5조 원가량을 추가로 주식시장에 투입할 것이라고 한다. 이대로라면 총 10조 원이 넘는 돈이 사라질 지경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만기 도래하는 은행채권 25조 원 중 10조 원어치도 사들일 계획이다.

10월에는 이명박의 조카가 근무하고 있는 맥쿼리그룹이 유동성 마련을 위해 내놓은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을 국민연금이 사 주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친부자 자선 행각

투기꾼들과 해외 투기자본들이 국민연금의 ‘전천후 자선 행각’ 덕에 손실을 줄이는 동안 평범한 사람들의 노후는 불안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한술 더 떠 연기금 운용을 아예 민간 투자회사에 맡기고, 헤지펀드 투자도 허용하려 한다. 5년 안에 주식투자 비중을 40퍼센트 이상 늘리려 한다.

당장 노동자와 시민의 대표들이 참여하는 기금 운용 개혁을 요구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연금을 ‘부과식’(그해 필요한 연금을 그해 걷는 방식)으로 바꿔 연금의 주식 투기를 원천 봉쇄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적립식’(가입자가 낸 돈으로 투자해 그 수익으로 노후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면 막대한 적립금이 쌓이고 투자를 통해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 신자유주의 연금 개악은 연기금을 적립식으로 바꾸며 주식 투자를 전면 허용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처럼 “연금 가입자의 미래 연금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부과식 전환을 먼 미래의 과제로 미뤄서는 안 된다. 연기금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주식시장에 동원되는 것이야말로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국민연금을 동원한 ‘친부자 자선 행각’을 중단시키면서 진보 진영은 부과식 전환을 대안으로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