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가 민주당 대표 정세균, 창조한국당 대표 문국현을 만나 야당 의원들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에 공동 대응하고,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실정을 극복하기 위해 야 3당 정책공조를 강화”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강기갑 의원에 대한 이른바 ‘사전 선거운동 혐의’는 진보정당에 대한 부당한 정치 탄압이 분명하지만, 창조한국당 문국현, 민주당 김민석·김재윤의 비리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문국현은 총선 비례후보 2번을 주는 대가로 이한정한테서 6억 원을, 김민석은 기업주들한테서 4억 7천만 원을, 김재윤은 병원 인허가와 관련해 제약업자한테서 3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자들과 “공조”한다면 비리 혐의자들을 옹호한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이들과 손잡기보다는 촛불 민심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강기갑 의원 탄압에 맞서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또한, 민주노동당은 한미FTA 저지를 위해 민주당과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FTA 체결을 강행한 당사자인 민주당과 함께 싸우려다간 닭 쫓다가 지붕 쳐다보게 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국내 피해대책을 먼저 마련하고 미국 의회 일정을 지켜보면서 논의하자는 입장에 머물러 있다.

2004년 말에도 민주당 전신인 열우당은 국가보안법 폐지와 대체입법 사이에서 줄타기하다가 결국 배신해 버렸고, 지금도 비슷한 배신 행위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자본시장통합법과 금산분리 완화 반대, 강만수·전광우 경질 등 민주노동당이 내건 “5대 선결조건”을 무시하고 이명박의 은행 대외채무 지급보증안에 ‘묻지마’ 합의해 줬다.

이번 재보선 결과가 보여 줬듯이, 민주당은 이명박의 위기에서 아무런 반사이익도 못 얻고 있다. 진정한 개혁을 바라는 사람들은 민주당이 집권 기간에 보여 준 무능과 배신, 오락가락이 하나도 바뀐 게 없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못 믿을 자들과 공조할 것이 아니라 한미FTA 반대 대중투쟁을 더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지난 17대 국회에서 열우당과의 “개혁공조”가 얼마나 쓰라린 결과를 남겼는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