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4일째를 맞아 MBC 노동조합 파업 집회가 여의도 MBC본사 로비에서 열렸다. 오전 10시, 5백여 명의 조합원들이 로비를 가득 메운 가운데 김정근, 문지애 아나운서의 사회로 집회가 시작됐다.

첫날 파업 출정식의 열기와 활력은 이날 아침 파업 집회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젊은 아나운서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최근 유행하는 광고음악을 개사한 ‘투쟁가’를 부르자 MBC 본사 로비는 활기로 가득 찼다.

김정근 아나운서는 “인터넷에 우리 파업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많다”며 집회를 시작했다. 입사 후 처음 파업에 참가해 봤다는 문지애 아나운서도 “파업의 정당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면서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들은 “조중동 방송, 재벌 방송 결사 반대한다”, “전 조합원 총단결로 공영방송 사수하자” 하는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박성제 노조 위원장은 “2000년 이후 입사한 1백여 명의 별동대가 주말에 선전전을 펼쳐 MBC노조의 주장과 파업의 정당성이 많이 홍보됐다”고 보고했다. 그는 “여당이 72시간 내에 통과시키겠다고 하는 만큼 상황이 급박하다. 2∼3일 동안 집중투쟁을 벌여야 한다”며 “찌라시들은 밥그릇이니 불법이니 떠들고 있지만 택도 없는 소리다. 그놈들은 유모차 부대도 불법이라고 하고 촛불 산책 시민들도 불법이라고 잡아간 놈들”이라고 반박했다.

“재벌에게 방송이 넘어가면 우리들의 근로조건이 10∼20배 열악해질 것이다. 공영 방송 수호라는 대의를 지키는 파업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근로조건을 지키는 파업이기도 하다. 우리의 파업은 합법 파업이다.”

이어서 MBC 노동조합의 투쟁 역사를 다룬 동영상이 상영됐다. 독재 정권 하의 언론 탄압에 맞선 MBC 노동자들의 자랑스러운 투쟁 역사를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파업 출정식부터 주말 대국민홍보전까지 조합원들의 활동을 다룬 영상이 상영되자, 조합원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많은 박수를 보냈다. 김정근 조합원은 촛불 집회 때 참가자가 들고 있던 “우리들의 MBC, 너희들의 조중동”이라는 팻말 내용을 소개해 줬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양문석 사무총장의 짧은 강의가 이어졌다. 그는 정부와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통과시키려는 것은 한국사회를 통제하고 장기집권하기 위한 계략이며, 외국 자본과 대기업, 보수 언론·재벌들의 돈벌이를 위한 것이라 주장했다. 이어 세계적 미디어 그룹을 육성해야 한다는 정부 논리의 허구성을 폭로하며 프랑스, 독일, 미국에서는 오히려 언론 독과점과 신문·방송 동시 소유를 규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과 방송 겸영이 세계적 추세라는 말은 거짓말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도 이것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종합방송 채널 1개가 생기면 지상파 광고 매출액이 15퍼센트에서 최대 36퍼센트까지 하락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있다. 이렇게 되면 지역 방송사들은 거의 죽게 된다. 조중동의 여론 장악력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의제 확장 능력을 갖고 있는 공중파를 장악하려는 것이다. 방송에 대한 대자본 진출이 허용되면 장기적으로 최대 수혜자는 통신망을 공급하는 사업자들이 될 수 있다. 지금 이들은 싼 가격에 방송을 보내고 있지만 공중파가 무너지고 나면 다른 나라처럼 훨씬 더 비싼 가격에 방송을 공급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공영방송을 지키고자 하는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은 대다수 국민들을 위한 투쟁이다.”

그는 지금 언론노조가 민주노조 운동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내일은 CBS와 EBS가 전면파업에 들어가고 지역민방·지역MBC에서도 대거 상경한다 … 1997년 노동법 개악 때도 언론노조가 파업을 시작하며 보건의료노조 등이 줄줄이 동참해 투쟁이 승리할 수 있었다” 하고 강조했다.

파업의 정당성과 높은 대중적 지지 덕분에 MBC조합원들은 자신감에 찬 모습이었다.

취재 김지윤·이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