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1월 8일 영국 전쟁저지연합이 주최한 ‘이스라엘은 가자를 떠나라’ 토론회에서 타리크 알리가 한 연설을 요약한 것이다.


지난 1백50년 동안 식민지 개척자들과 점령자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한 번 생각해 봅시다. 그들은 지배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분열시켰습니다.

저들은 전 세계에서 분열지배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동남아에서, 인도에서, 아프리카에서, 아일랜드에서, 카프카스에서 그랬습니다. 그리고 저들은 팔레스타인에서도 분열지배 전략을 폈습니다.

우리 팔레스타인 형제들은 팔레스타인 민중의 단결을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저는 이 단결을 깬 일부 팔레스타인 지도자들[파타 지도자들]도 지금 가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팔레스타인 민중의 단결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1993년 오슬로협정이었습니다. 고(故) 에드워드 사이드는 오슬로협정을 팔레스타인판 베르사유 협정이라고 불렀습니다. 오슬로협정은 일종의 항복 선언이었던 것입니다.

오슬로협정을 체결한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을 달래려고 비굴하게 몸을 숙였습니다. 그들은 허리가 부러질 정도로 숙였습니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형식상으로는 점령하지 않은 팔레스타인 영토에서도 통제권을 유지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독립적 권한이나 주권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럼 이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무엇을 했을까요? 그들은 자기 배를 채웠고 부자가 됐습니다. 그들에게는 그 짓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들은 평범한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습니다. 2006년 1월 투표할 수 있는 기회가 오자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과 협력한 그 부패한 지도자들을 내쫓고 하마스를 선출했습니다.

월간 《배니티 페어》의 기자 데이비드 로즈의 보도 덕분에, 우리는 파타의 보안요원들과 미국 정부가 체계적으로 협력한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파타 지도자 중 한 명인 모하메드 다흘란 ― 이 자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세 차례나 만났습니다 ― 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하마스 정부를 제거하려는 미국과 이집트 정부의 쿠데타 작전에 동조했습니다.

파타 지도자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민주적 선택에 도저히 승복할 수 없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다흘란은 파타가 선거에서 질 것이 확실해지자, 미국 정부에게 선거를 무기한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미국 정부는 파타가 이길 거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서처럼 약간의 홍보 작업이면 충분히 이길 거라 믿었습니다.

동시에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들을 충분히 많이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돈으로 사람들을 매수할 계획을 세웠고, 팔레스타인에서 이집트의 영향력이 크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은 실패했습니다.

선거에서 지자, 다흘란은 이집트 정부·이스라엘 정보부·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하마스를 몰아낼 계획을 세웠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신이 뽑은 정부를 계속 지지했기 때문에 쿠데타도 실패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하마스가 선거에서 패배한 파타와 다르기 때문에 하마스에게 표를 던졌던 것입니다.

이른바 ‘중동평화중재 4인방’ ― 미국, 유럽연합, 러시아, 유엔 ― 으로 불린 자들의 유일한 전략은 하마스가 굴복할 때까지 가자 지구에 대한 경제 제재를 지속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유권자들과 선출된 대표들을 서구 국가의 돈에 1백 퍼센트 의존하는 3류 NGO쯤으로 여겼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마스는 행동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줬습니다.

지금의 가자 공격은 하마스를 제거하려는 계획의 일부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이 의도를 미국 정부에게 알렸을 때 미국 정부가 공격을 지지한 것입니다.

똑같은 이유에서 유럽연합은 가자를 도우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하러 ‘휴전’을 호소합니까? 간단 명쾌하게 이스라엘에게 당장 가자에서 나가라고 요구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이스라엘에게 문제는 단지 하마스 지도자들만이 아닙니다. 하마스를 선출한 사람들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대중을 해산하고 새로 선출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스라엘이 결국 철수하고 난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팔레스타인인들은 힘든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두 국가 방안’은 더 이상 해결책이 아닙니다.

오슬로협정 이후 이스라엘 정부가 허용한 팔레스타인 국가는 꼭두각시 국가밖에 없습니다. 유일하게 의미있는 ‘두 국가 방안’은 인구에 비례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토지를 나눠주는 것입니다. 물론 그 땅은 조각한 땅이어서는 안 되고, 그 땅위에 건설될 팔레스타인 국가는 이스라엘과 서구 열강에 주권을 저당잡힌 국가여서는 안 됩니다.

이스라엘은 이것을 거부할 것입니다. 따라서 저에게 유일한 대안은 ‘하나의 국가 방안’입니다. 많은 사회주의자들은 이 대안을 주장해 왔습니다.

‘하나의 국가 방안’이란 유대인·가톨릭인·무슬림 등이 동등한 시민으로써 하나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가에서 공존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시온주의 지지자들은 그 국가는 더 이상 유대인 국가가 아니라고 반박할 것입니다. 대답은 간단합니다. 그 국가는 유대인들을 포함해 모든 시민들을 위한 국가가 될 것입니다.

누가 수적으로 다수가 되는가에 상관없이, 그 국가의 건립은 중동의 모든 사람에게 이득이 될 것입니다.

다른 대안은 팔레스타인인뿐 아니라 이스라엘에게도 위험한 대안입니다. 위대한 역사가인 아이작 도이처는 원래 이스라엘의 건국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1967년 ‘6일 전쟁’ 후, 생애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중동의 프러시아가 되고 있다. 조심해야 한다. 이스라엘이 얻을 승리는 결국 자신을 멸망으로 내몰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