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주최로 4차 범국민추모대회가 열렸다. 이날도 경찰은 집회 예정지였던 용산역 앞을 원천봉쇄해 집회 장소가 서울역 광장으로 변경됐지만 서울역 광장은 5천여 명의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번 집회에는 노동자들의 참가가 눈에 띄었다. 노동자들은 이날 3시 서울역에서 민주노총이 주최한 ‘비정규직-최저임금 노동자 생존권과 노동기본권 요구 노동자 결의대회’를 마치고 추모대회에도 참가했다.

이날 집회는 검찰의 ‘참사 은폐 결과 발표’, 전철연에 대한 온갖 마녀사냥과 경찰 탄압에도 ‘사이코패스’ 이명박에 대한 분노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서 가슴이 터질 것 같다. 꿈속에서 아빠가 한번만 나왔으면 좋겠다. 그럼 꼭 끌어안고 절대 놔주지 않을 것이다.”(고 윤용헌 씨 아들 윤현구 씨)

“어제 두 열사 자녀의 졸업식이 있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아버지가 자리에 없었다. 이명박과 김석기가 그들에게서 아버지를 빼앗아 갔다. 경찰은 아직 완쾌되지 않은 한 동지를 체포해갔다. 또, 전철연 남경남 의장을 체포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잘못된 개발 때문에 골리앗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는데 이게 잘못이냐. 전철연은 테러 집단이 아니다.”(전철연 인태순 연대사업국장)

“조중동은 거짓말을 일삼으며 [철거민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김석기를 명예로운 경찰로 만들었다. 2009년 서울이 바로 지옥이다. 이번 사태는 언론을 빼앗기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줬다. 단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고 그 가족들을 폭도의 가족으로 만들고 그 자식들을 폭도의 자식으로 만드는 이명박 정권을 반드시 끝장내야 한다.”(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2월 10일 김석기는 국민적 항의와 분노에 떠밀려 사퇴했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은 김석기 사퇴에 만족하지 않는 듯했다. 참가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구호는 여전히 “살인정권 명박퇴진”이었다.

경찰은 도심 곳곳을 가득 메우고 물샐틈없이 행진을 가로막았지만, 시위대는 이곳저곳에서 계속 행진을 시도했다.

마지막에 명동에 모인 시위대는 명동 거리가 떠나갈 듯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명박퇴진”을 외쳤다. 명동에 나온 많은 시민들은 관심을 보이며 시위대가 나눠주는 리플릿을 받았고, 함께 손팻말을 들고 시위대가 외치는 구호를 따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명동성당에서 열린 정리집회에서 ‘고대녀’ 김지윤 씨는 “진짜로 철거당해야 할 사람은 청와대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이명박이다. 지하벙커에서 99퍼센트 국민들을 상대로 부자들을 위한 ‘속도전’을 밀어붙이는 이명박에 맞서 촛불 ‘속도전’을 밀어붙이자!”라고 주장해 큰 박수를 받았다.

1천3백 일이 넘게 투쟁하고 있는 금속노조 기륭전자 김소연 분회장도 정리집회에 참가해 “이명박은 철거민뿐만 아니라 비정규직도 죽이려 한다. 비정규직과 철거민의 투쟁은 하나다. 더 큰 단결로 살인·폭력 정권 박살내자!”고 주장했다.

이번 집회는 연쇄살인사건, 민주노총 간부 성폭력 사건까지도 용산 참사 항의 운동 짓밟기에 이용하려는 꼼수와 도심을 경찰로 뒤덮는 막가파식 공격에도 운동이 건재함을 보여줬다.

이번 집회는 2월 28일로 예정된 10만 범국민대회와 전국노동자대회를 위한 좋은 디딤돌이 됐다. 범대위는 이명박 취임 1주년이 되는 2월 25일과 10만 범국민대회가 예정돼 있는 28일에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모일 것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