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투성이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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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2월 19일 북한 핵 ‘문제’를 두고 “
그러나 노무현은 지난해 말에 “촛불 시위를 자제하라.”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 차관 제임스 켈리에게는 “반미는 극히 적은 사람들의 목소리”라며 비위를 맞췄다. 심지어
지난번 민주노총을 방문했을 때도 노무현은 “신자유주의적 요구는 시대의 대세
취임사에서도 노무현은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말하는 한편, “소득 격차를 좁히”겠다고 했다. 이처럼, 노무현은 같은 자리에서도 앞뒤가 안 맞는 얘기를 할 뿐 아니라 심지어 “친미적 자주”처럼 한 문구 안에서도 서로 모순인 말을 한다.
‘개혁’을 말하면서 낡은 보수 정치의 총아인 고건을 임명한 것도, 장관직에는 ‘개혁’을 차관직에는 ‘안정’을 내거는 것도 모순이다.
오락가락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은 미국 대외 정책의 종속 변수이지, 그 역은 아니다.
물론 지금은 부시 정부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몰아 강경하게 압박하면서,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은 충돌을 빚고 있다.
그러나 미국 자본주의에 대한 한국 자본주의의 의존 때문에 결국 한국 지배 계급은 미국 지배 계급의 뜻을 거스르기 힘들다. 이미 한국 정부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원했고, “이라크 다음은 북한”이라는 말이 나오는데도 이라크 파병을 추진하고 있다.
노무현은 2월 20일 미국 헤리티지 재단 세미나에서 “한국전쟁 당시 피로써 나라를 지켜 준 미국에 감사한다.”, “
최근 한국군과 미군은 수십만 병력이 참가하는 ‘한미 연례 연합 전시 증원
그러나 부시의 강경 정책과 자신의 유화 정책 사이의 모순, 또 평화를 바라는 대중의 정서와 미국의 뜻을 거스르기 힘든 자신의 처지 때문에 노무현은 계속 오락가락을 반복할 것이다.
재벌 개혁도 마찬가지다. 노무현은 한국 자본주의의 구조를 개혁하고 효율성을 높이려 한다.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종인은 “
기업의 회계 투명성과 주식 투자자들의 수익을 높이는 ‘재벌 개혁’은 한국에 투자한 외국 자본가들의 요구이기도 하다. 미국
이러한 갈등은 정치권에 반영된다. 한나라당과
한 배를 탄
노무현은 “진보 성향의 지지층과 재계 양쪽을 다 만족시켜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어 “때로는 재벌 개혁을 강하게 외치다가도 때로는 재계를 껴안는 ‘채찍과 당근’ 정책을 병용할 것”이다.
앞으로 노무현은 때로는 우파와 타협하고, 때로는 대중의 개혁 열망에 힘입어 ‘사정’이란 이름으로 정적을 공격하는 좌충우돌을 거듭할 것이다. 최근 검찰 인사를 둘러싼 갈등은 ‘칼자루’를 장악하려는 노무현의 시도와 이에 대한 보수파의 저항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 노무현의 신자유주의 시장 개혁의 핵심에는 노동 계급에 대한 공격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은 전투적으로 투쟁하며 발전해 온 민주 노조 운동과 지금으로선 정면 대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국민 통합’을 모토로 내건 노무현은 산별 교섭 수용 등을 미끼로 내밀며 민주노총을 다시 노사정위로 끌어들이려 한다.
나아가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노무현은 올해 초 주한 미국·유럽연합 상공회의소 초청 강연회에서 “여러분과 저는 이제 한 식구”라며 “우리는 한국호라는 한 배에 탔으며 선장인 나는 고객을 편안히 모시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 하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주한미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인 제프리 존스는 “속이 다 시원하다”며 기뻐했다. 노무현은 한미연합사를 ‘격려’ 방문해서는 방명록에 “우리는 친구”라고 썼다.
노무현은 자본가들로부터 정치 자금을 받았다. 최근 민주당 이상수가 노무현이 100대 기업에게서 대선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것과 SK 수사에 압력을 넣었다는 것을 고백했다. 노무현은, 삼성 재벌의 최고경영자 출신이며 ‘이중 국적과 병역 비리’라는 한국 지배자들의 관행에 충실한 진대제를 정통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노무현과 개혁파는 보수파와 한 배를 탄 한 식구이다.
이 같은 이해관계의 연쇄 구조를 우리가 망각한 채 우리가 노무현을 믿음으로써 연쇄 구조의 부속물이 되면 그것은 운동에 장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