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기어이 MB악법들을 국회 상임위에 상정했다.

조중동에 방송사를 내주는 ‘미디어법’과 인터넷 감시·통제를 강화할 ‘사이버 모욕죄’ 법안, 안기부 시절로 돌아가자는 국정원법·테러방지법이 상임위 안건으로 상정됐고, 민영화를 부추기고 공공서비스 파괴를 가져올 한미FTA 비준안은 상임위를 통과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속임수까지 써가며 “이번에 강하게 가야 한다”는 이상득 ‘형님’의 지시를 따라 국회를 또다시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바로 전날 이명박은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며 대국민 선전포고를 했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위기감에 집권 2년차 첫날을 디데이로 정한 듯하다.

며칠 전에는 임금 삭감 등으로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기만적인 ‘노사민정 타협’이 있었고, 그 직후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대졸 초임을 무려 30퍼센트 정도까지 삭감하겠다고 공격을 선포했다.

촛불 이후 가까스로 끌어올린 지지율이 레임덕 지지율이라는 30퍼센트 대에 머물고 “살리겠다”던 경제는 끝도 안 보이는 수렁으로 빨려들어가는 상황에서, 이명박은 남은 4년이 까마득해 보였을 것이다.

이런 위기감은 집권 세력 전체에 짙게 번진 듯하다. 친박연대 등 대선 때부터 끊임없이 이명박과 갈등을 빚은 친박계 비주류도 이번 날치기에 동참했다. 악법들이 상정된 다음날 〈동아일보〉는 “[드디어] 여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조선일보〉는 “‘미디어법’ 끝까지 가나, 가다 마나” 하며 이명박 정부에 단호함을 주문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는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에 기필코 MB악법을 통과시키려 할 것이다. 조만간 북한에서 뭐라도 쏘아 올리면 여론을 분산시켜 묻어가기도 수월할 것이라는 속셈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지난 1년 내내 한나라당이라는 골동품 엔진을 장착한 이명박 불도저는 격렬한 저항 앞에서 멈춰버리기 일쑤였다.

형님의 지시

촛불에 파묻혀 반년을 허송세월하고 지난해 말에는 언론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과 민주당·민주노동당의 국회 점거 농성에 부닥쳐 MB악법 통과에 실패했다.

해가 바뀌면 반드시 강행 처리하겠다던 대국민 ‘약속’도 용산 참사 후폭풍 속에서 허우적대느라 계속 미뤄졌다.

이명박은 비판 여론에 재갈을 물리고 방송을 장악할 악법들을 1순위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무엇을 하든 그 반대자들을 먼저 제거하고 추진하겠다는 태세다.

지난 연말에 이어 이번에도 MBC 노동자들이 파업으로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명박 취임 1년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에는 KBS노조도 파업에 꼭 나서야 하고, 임금동결법까지 예고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MB악법 저지의 맨 앞줄로 빨리 나서야 한다. 그래야 민주당이 지난 연말처럼 MB악법 저지에 애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김형오도 감히 직권상정을 꿈꾸지 못할 것이다.

용산 참사를 겪으면서 이명박 정부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층 싸늘해졌고 “지난 1년간 대통령이 가장 잘한 일”이 없거나 모르겠다는 여론이 75퍼센트나 된다.

악법을 통과시키고 정치적 반대자들을 제거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전에 비할 데 없이 강한 만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저항도 더 강도가 높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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