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심각해지는 경제 위기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위협받는 가운데 여성의 삶은 더욱 힘겨워지고 있다.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지배자들은 노골적으로 여성들을 희생양 삼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법·최저임금법 개악은 파렴치한 사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사회적 초점이 된 비정규직 투쟁과 지난해 촛불 운동에서 보았듯이 여성들은 저항과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NGO여성단체들이 주최한 제25회 한국여성대회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잘 드러났다. 집회의 주요 슬로건은 ‘괜찮은 일자리 100만 개 창출, 부자감세 반대·교육 복지 확대, 민주주의 수호·여성인권 보장’이었다.

남윤인순, 박영미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이명박 정권의 국정 철학에는 여성이 없다”며 여성부 축소, 보육과 교육 시장화를 비롯해 지난 1년 동안 이명박이 밀어붙인 정책 전반을 비판하고 “특권층 위주 정책을 반대하고 공공성 강화, 성평등, 평화를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의 다수가 여성 노동자들이었다. 58명 집단 해고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88CC 골프장 경기보조원 노동자들도 눈에 띄었다. 힘겨운 투쟁 끝에 승리한 전 이랜드일반노동조합 노동자들이 여성운동상을 받으러 연단에 올랐을 때 참가자들은 가장 큰 환호를 보냈다. 지난해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운동을 벌였던 여성민우회 생협도 공동수상했다.

여성선언문에는 여성 우선 해고 반대, 최저임금 인상,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및 근로조건 개선,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복지 예산 삭감 반대, MB악법 반대 등 중요한 요구 사항들이 제시됐다. 5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이런 요구 사항들을 외치며 활기 있는 행진을 벌였다.

많은 단체들이 참가한 시민난장에서는 이주여성 현실 고발 캠페인, 미국산 쇠고기 군납 반대 서명, 일제고사 거부 및 파면교사 복직 서명 운동 등 다양한 캠페인이 벌어졌다.

그러나 한명숙 전 총리에게 축사를 시킨 것은 아쉬웠다. 한명숙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통합’을 강조한 연설에서 여성들이 참고 인내하지만은 말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리 시절 한명숙은 면담을 하러 찾아간 KTX 여승무원들을 외면해 노동자들이 전원 경찰에 연행됐다. 이랜드 노동자들을 투쟁에 나서게 만든 비정규직법을 통과시킨 것도, 점거 파업을 벌이던 노동자들을 경찰력으로 무참히 짓밟은 것도 한명숙을 총리에 임명한 노무현 정부였다. 따라서 한명숙과 민주당 정치인들은 여성의 날을 축하할 자격이 없다.

경제 위기와 민주주의 후퇴로 위기에 처한 여성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는 101년 전 미국의 여성노동자들과 이랜드 노동자들, ‘촛불 여성’들이 보여준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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