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촛불 때문에 미룬 의료민영화에 다시 가속을 붙이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 장관 윤증현은 “두렵지만 이젠 정면으로 접근”하겠다고 했고, 보건복지부도 “영리법인 병원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일할 수 있는 마지막 해’인 올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노동자?서민 죽이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영리의료법인은 “경영으로 인한 이익을 주주에게 배분하는 것을 원리로 하는 의료기관”(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신호)이다. 따라서 영리의료법인이 의료비를 폭등시키고 건강보험재정을 악화시킬 우려가 제기돼 왔고 지난해 촛불항쟁에서도 의료민영화가 문제가 되자 이명박 정부는 의료민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한 바 있다.

보수언론들의 추임새도 계속되고 있다. 〈동아일보〉는 “영리의료법인을 허하라”고 외쳤고, 〈중앙일보〉도 “욕을 먹더라도 과감히 추진”하라고 다그쳤다.

정부의 의료민영화 드라이브에 맞서 진보 진영의 투쟁에도 시동이 걸리고 있다. ‘건강권 보장과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희망연대’(이하 건강연대)는 3월 13일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위한 공개토론회’가 열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건강연대에는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조, 보건의료노조, 건강세상네트워크,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40여 개 단체가 소속돼 있다.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정부의 주장을 낱낱이 반박했다.

경쟁을 도입하면 ‘의료비가 감소한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 한국백혈병환우회 안기종 사무국장은 “영리병원은 이윤을 위해 고가 장비를 도입할 것”이고 이는 의료비 상승을 낳을 것이 뻔하다고 했다.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해서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영리병원은 돈을 벌기 위해 인력을 오히려 줄일 것”이라 주장하며 “의료 안정망 구축을 위한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는 폐지하지 않고 영리병원만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영리병원 허용으로 폭등한 의료비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은 파탄날 것이고 결국 당연지정제는 폐지될 것”이라 예상했다.

결국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것이다. 우 실장은 “경제위기로 서민들에게 의료비를 지원 해줘도 모자랄 판에 영리병원을 허용하겠다는 정부가 도대체 제 정신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건강연대는 기자회견문에서 의료민영화 추진은 “국민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선전포고”라 규정하며 이를 중단하지 않으면 “제2의 촛불항쟁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