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가장 속이 시원했던 기사는 13면의 ‘갈 길을 보여 준 금속노조 경주지부와 인지컨트롤스지회’ 기사였습니다. 최근 언론에 민주노총 성폭력 은폐 같은 비리 소식과 일부 단위 사업장의 민주노총 탈퇴 움직임에 관한 소식이 많이 보도됩니다. 주변에서 민주노총을 비난하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어 왔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 기사를 읽고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단호하게 싸우는 사업장의 소식과 금속노조의 연대 행동은 제목 그대로 민주노조가 갈 길을 보여 줬습니다. 민주노총의 비리는 문제지만, 이런 모범적인 사례를 마찬가지 비중으로 보도하지 않는 언론의 편파 보도에 분노를 느낍니다.

이런 점에서 ‘민주노총의 위기와 혁신 논란’ 기사는 사태를 좀 더 올바로 바라보게 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호쌈 엘하말라위 칼럼을 읽으면서, 〈레프트21〉이 서로 다른 공간의 활동가들을 연결 짓는 네트워크 구실을 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멀리 한국에서 이집트 노동자 운동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가능성을 생생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집트 사회주의자가 노동계급에 뿌리내리고 중요한 파업 투쟁 지도자들을 서로 연결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도 정말 고무적이었습니다.

3면의 ‘신영철은 물론이고 이용훈도 사퇴해야’ 기사는 제목에 대한 근거가 기사 본문에서 너무 앙상했고, 기사 내용에 비해 제목이 과도했다고 보입니다. 저는 대법원장도 대법원의 최고 책임자로서 대법관의 실책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언론을 보면 대법관이 대법원장의 통제를 뛰어넘는 인물로 보여서 이용훈에게 얼만큼 책임을 묻는 게 적절할지 문제의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현재 상황에서는 ‘이용훈도 신영철 비리에 연루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의혹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는 명쾌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정도로 주장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본문에 나와 있는 추측성 의혹만으로 ‘이용훈도 사퇴해야’라는 제목을 뽑은 것이 적절했을까요? 오히려 논설에서 밝힌 다음의 근거가 기사에 포함됐더라면 제목에 비춰 적절하고 더 설득적이었을 것입니다. “이용훈도 지난 2월 삼성 사건에서 수수 의견을 제기한 특정 대법관을 심의 과정에서 배제하고 삼성 사건을 재배당했다. 신 대법관의 촛불 사건 개입과 본질에서 아무 차이가 없다. 둘 모두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마땅하다.” 〈레프트21〉이 독자들에게서 더 광범한 지지를 얻으려면 분명하고 타당한 근거에 입각해 기사를 썼으면 좋겠습니다.

원문

〈레프트21〉 창간을 축하합니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신문, 이를 위해 자본으로부터 철저히 독립한 신문이 되고자 하는 〈레프트21〉이 나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신문을 받아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속이 시원했던 기사는 13면의 ‘갈 길을 보여 준 금속노조 경주지부와 인지컨트롤스지회’ 기사였습니다. 최근 언론에 민주노총 성폭력 은폐와 같은 비리 소식과 일부 단위 사업장의 민주노총 탈퇴 움직임에 관한 소식이 많이 보도됩니다. 주변에서 민주노총을 비난하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어왔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 기사를 읽고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단호하게 싸우는 사업장의 소식과 금속노조의 연대 행동은 제목 그대로 민주노조가 갈 길을 보여 줬습니다. 민주노총의 비리는 문제지만, 이런 모범적인 사례를 마찬가지 비중으로 보도하지 않는 언론의 편파보도에 분노를 느낍니다.

이런 점에서 ‘민주노총의 위기와 혁신 논란’ 기사는 사태를 좀 더 올바로 바라보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사태에 휩쓸리지 않고 본질을 파악해서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레프트 21〉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서 광범하게 사랑받는 신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호쌈 엘하말라위 칼럼을 읽으면서, 〈레프트21〉이 서로 다른 공간의 활동가들을 연결 짓는 네트워크 구실을 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멀리 한국에서 이집트 노동자 운동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가능성을 생생히 알 수 있었습니다. 마치 내가 토론회장에서 한 이집트 활동가로부터 직접 이집트 노동운동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있다는 착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이집트 사회주의자가 노동계급에 뿌리내리고 중요한 파업 투쟁 지도자들을 서로 연결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도 정말 고무적이었습니다. 이집트 사회주의자들이 이집트 노동자 투쟁을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하듯, 호쌈 엘하말라위 칼럼이 이집트의 사회운동, 나아가 중동의 운동과 한국의 사회운동을 연결하는 의미 있는 다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3면의 ‘신영철은 물론이고 이용훈도 사퇴해야’ 기사는 제목에 대한 근거가 기사 본문에서 너무 앙상했고, 기사 내용에 비해 제목이 과도했다고 보입니다. 솔직히 이 기사를 접하기 전에도 저는 신영철 사퇴는 당연히 주장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용훈을 어느 수준으로 비판해야 하는지는 고민이었습니다. 저는 대법원장도 대법원의 최고 책임자로서 대법관의 실책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언론을 보면 대법관이 대법원장의 통제를 뛰어넘는 인물로 보여서 이용훈에게 얼만큼 책임을 묻는 게 적절할지 문제의식이 생겼습니다. 당연히 이용훈이 신영철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는 게 사실로 밝혀진다면 제 고민은 쉽게 해결될 수 있었겠지요. 현재 상황에서는 ‘이용훈도 신영철 비리에 연루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의혹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는 명쾌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정도로 주장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이 기사 제목을 보고 ‘내가 고민하고 있던 문제의식에 도움이 되는 기사일까?’ 아니면 ‘신영철 비리 연루 관련 더 밝혀진 게 있나?’ 하고 기대했습니다. 실망스럽게도 이도 저도 아니었습니다. 사퇴의 근거는 단지 의혹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본문에 나와 있는 추측성 의혹만으로 ‘이용훈도 사퇴해야’라는 제목을 뽑은 것이 적절했을까요? 제목을 보고 이용훈의 사퇴 근거를 찾은 독자에게 기사 내용은 허탈하기만 했습니다. 우리가 단지 추측성 의혹만으로 사퇴하라고 요구해야 할까요? 의혹이 ‘사실이라면’이라는 단서가 있긴 하나, 제목에 사퇴를 강조한 것은 기자가 추측에 근거해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과학적이지 않은 결론을 낸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논설에서 밝힌 다음의 근거가 기사에 포함됐더라면 제목에 비춰 적절하고 더 설득적이었을 것입니다. ‘이용훈도 지난 2월 삼성 사건에서 수수 의견을 제기한 특정 대법관을 심의 과정에서 배제하고 삼성 사건을 재배당했다. 신 대법관의 촛불 사건 개입과 본질에서 아무 차이가 없다. 둘 모두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마땅하다.’ 저는 〈레프트21〉을 다 읽고는 장호종 기자와 마찬가지로 이용훈도 사퇴해야 한다고 자신있게 주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장호종 기자가 제기한 신영철 관련 의혹 때문이 아니라, 논설에서 밝힌 이유 때문입니다. 〈레프트21〉이 독자들에게서 더 광범한 지지를 얻으려면 분명하고 타당한 근거에 입각해 기사를 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