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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생활 속에 좌파운동을 뿌리내리려면…”

〈레프트21〉 귀중

창간을 축하합니다. 일반 생활인들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표현을 순화하거나 당의정[편집자: 겉에 단 껍질을 입힌 약]을 입히는 등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생활 속에 좌파운동을 뿌리내리려면 다양하고 다채로운 의제를 설정해서 대중의 흥미부터 유발해야 할 터입니다. 일종의 연착륙 전략인 셈입니다. 촛불만 하더라도 광범위한 국민의 이해와 맞아 떨어진 문제이기에 성공할 수 있었음은 물론입니다. 이를테면 좌파 운동의 생활화 또는 생활의 좌파 운동화라고 하겠습니다. 그러자면 여성들의 힘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새 천년은 생태여성주의의 시대라니 시급히 생태여성주의를 좌파 운동의 영역으로 끌어들어야 할 터입니다.

사실 마르크스 등 정통 좌파로 직진하면 빨갱이 누명은 필연이지요. 국민들에게 생경한 좌파 이념의 구호들을 날 것 그대로 쏟아내면 생리적인 거부감을 일으킬 뿐입니다. 옛 사람들이 달을 그릴 때 구름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나타냈던, 완곡하면서도 고차적인 전략을 심사숙고해주기 바랍니다. 분배를 주장하지 않으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주장하고 있는 높은 차원의 방식 말이지요. 이러한 방식이어야 국민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좌파 이념을 무의식화 또는 내면화할 수 있는 거지요. 요컨대 관건은 전달의 문제, 즉 소통의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부디 일반 국민들이 소화하기 어려운 ‘좌파만을 위한 좌파 이론’은 절제하고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쌍방 소통에 힘써주기 부탁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실용(失用)정부’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문선명의 통일교가 단기간에 놀라운 선교 업적을 이루었던 건 동방의 충효사상에 접목시킨 전략 덕분이었습니다. 그렇듯이 우리의 좌파 운동도 동양의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는 필수 불가결합니다. 예기(禮記)의 대동(大同)사상이나 노자, 공자의 평등사상 등은 국민들의 좌파에 대한 생리적인 거부감을 불식시킬 절호의 교재들인 거지요. 뿐만이 아니라 성경이나 불경 등에도 평등의 관념은 산재해 있으므로 기독교 신자나 불교 신자들을 사회주의자로 만드는데 적극 활용해야 할 터입니다. 가령 ‘고철기’ 같은 이는 ‘풍경소리’라는 잡지에 ‘기독교 사회주의’에 관한 글을 연재하고 있지요. 당장 실용정부를 결판내겠다는 목표보다는 우리나라를 사회주의 천국으로 만드는 장기적인 전망 아래 그러한 토양을 조성해가는 〈레프트21〉이기를 믿어 마지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