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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스 자이 웅파콘 칼럼:
새로운 타이 민주화 운동

불과 5년 전, 타이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자유가 그럭저럭 보장되고 사회운동 단체가 빈민의 이익을 옹호하는 활동을 벌일 수 있는, 시민사회가 발달한 민주주의 국가였다. 그러나 이 민주주의에는 약점이 있었다. 당시 탁신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과 남부에서) 엄청난 인권 유린을 저질렀다. 오늘날 타이는 전체주의가 되고 있다.

이름과 달리 매우 비민주적인 ‘민주당’ 정부는 2006년 쿠데타를 일으켰던 군부의 힘을 빌어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정부는 야비하고 편집광 같다.

민주당 정부의 우선순위는 ‘국왕모독죄’를 이용해 저항세력을 억누르는 것이다. 이 정부는 방송과 지역 라디오방송들을 검열하고 시민들이 서로 고발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에 정부를 비판하는 논평을 게재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감옥에 집어 넣으려 한다. TV와 신문들은 이미 군부와 손발을 맞추고 있다.

사법부는 독재의 시녀가 돼 유권자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정당을 계속 해산시키고 있다. 판사들은 자신을 비판한 사람들을 ‘법정모독죄’로 감옥에 넣겠다고 위협한다.

언론들은 국왕모독죄 재판 소식을 보도하지 않는다. 투명성·공정함·표현과 학문의 자유는 허용되지 않는다.

왕정이 자유와 인간 존엄성 실현 가로막아

나는 2007년초 《부자들을 위한 쿠데타》를 출판했다. 당시 나는 타이에서 민주적 공간이 줄어드는 데 항의해 이 소책자를 썼다. 나는 이 책에서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탁신 정부를 비판적으로 언급했다. 탁신 정부는 민주적으로 선출됐지만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남부 세 주에서 무슬림들을 초법적으로 살해했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군부 쿠데타가 탁신 정부의 대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나는 타이 국왕이 쿠데타를 지지한 것을 비판했다. 그러자 나는 국왕모독죄로 기소됐다. 내가 몸담고 있는 출라롱코른대학교가 내 책을 경찰에 고발한 마당에 타이에서 무슨 학문의 자유를 바랄 수 있겠는가?

대다수의 타이 학계 인사들, NGO 활동가 중 절반, ‘민주민중동맹’(P.A.D.)이라는 잘못된 이름을 가진 조직으로 결집한 사람들은 2006년 쿠데타를 지지했다. P.A.D.는 이윽고 일종의 파시스트 조직으로 변모했다. 그들은 정치적으로 왕정과 민족주의를 맹렬히 지지한다.

P.A.D.의 지지자들은 노란색 왕당파 셔츠를 입었고, 이들의 민족주의 압력 때문에 타이 정부는 캄보디아와 거의 전쟁을 치를 뻔했다. 그들은 무장한 채 거리를 활보했다. 그들은 정부 청사를 점령했고, 국회의사당을 폐쇄했고, 이윽고 국제 공항 두 곳을 점거했다. 그들은 타이 군부와 왕실의 지지를 받았다. 현 타이 외무장관은 P.A.D. 지지자다. P.A.D.를 옹호하는 대중 매체들은 민주주의의 후퇴를 비판하는 학자와 사회 활동가 들을 마녀사냥했다.

지금 타이에서는 부자와 빈자 사이에 계급 투쟁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이 투쟁은 크게 왜곡돼 있다. 2006년 쿠데타를 지지한 ‘노란 셔츠’는 탁신의 ‘타이 락 타이’ 정부가 전국민 의료보험을 실시하고 빈민을 위한 공공사업을 벌인 것을 매우 싫어했다. 그들은 멍청한 타이 유권자들에게 투표권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스스로 ‘신질서’라고 부르는 있으나마나한 의회를 원한다.

탁신이 쿠데타로 축출된 후, 타이 정치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기층에서 민주화 운동 ― 붉은 색 셔츠를 입는다 ― 이 나타났다. 그들은 탁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놀라운 것은, 이 운동이 공화주의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군부와 P.A.D.가 왕정을 정치에 끌어들인 결과다.

국왕은 단 한 번도 타이 민주주의 파괴에 반대한 적이 없다. 그는 아직도 사람들이 자기앞에 엎드리기를 원한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이면서도 사람들에게는 감히 가난에 ‘만족’하라고 말할 만큼 오만하기도 하다. 타이 엘리트들은 국왕이 연로한 상황에서 왕정의 정당성이 급격하게 약화되는 것을 보면서 당황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타이 대중은 국왕의 아들을 혐오한다.

타이인들은 타이 사회에서 군부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사법과 경찰 제도를 개혁하고, ‘붉은 색 셔츠’ 운동을 힘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 왕정도 폐지해야 한다. 타이에서 왕정은 자유와 인간 존엄성의 실현을 가로막는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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