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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MB의 공세에 맞서 저항을 건설해야 할 때

박연차 비리 추문을 앞세운 이명박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마침내 노무현이 고개를 숙였다. 검찰의 칼날이 턱 밑까지 들어오자 노무현이 비리 사실을 실토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처음부터 정세 반전을 꾀하기 위해 박연차 비리 추문을 이용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언론노조의 저항에, 올초에는 용산 참사 항의 운동과 언론 노동자 투쟁에 밀려 MB악법 강행 시도가 좌절됐다. 몇 달이나 정국 주도권을 잃었던 것이다.

여권은 더는 밀려서는 안된다는 절박감에 쫓겼다. 그래서 꺼내 든 것 중 하나가 박연차 비리 추문이다. 이재오의 급거 귀국도 이런 다급함에서 비롯한 것 같다.

이명박은 노무현의 ‘패밀리’인 박연차를 공략하면 자신의 최대 정적인 노무현과 민주당에 정치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계산했을 것이다. 그리 되면 노무현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운동 내 일부를 위축시키는 효과도 낼 수 있다.

문제는 이 나라 지배자들 누구도 부패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부패는 과일 상자 안에 있는 일부 썩은 사과 같은 게 아닌 것이다. 노무현과 민주당만이 아니라 친이명박 계 인사들과 대통령 ‘형님’마저 박연차 리스트에 올라 있다.

사실, 부패가 정치의 전면에 부상했다는 것은 지금이 권력 이동과 정치·경제 위기의 시기임을 뜻한다. 이때 바로 정치와 기업의 관계가 밝히 드러나곤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치·경제 위기 때문에 정국 주도권 장악을 위한 이명박의 공세는 무엇보다 운동을 향해 있다. 특히 민주주의와 언론 탄압이 극심하다.

이 정부 하에서 집회·시위의 자유는 온데간데없다. 최근 경찰은 ‘상습 시위꾼’을 수사한답시고 소환장을 마구 발부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힘깨나 쓴다는 자들 앞에서는 쩔쩔 맨다. 그러면서 시위 참가자들에 대해서는 잔혹하고 폭력적으로 대한다. 지금 경찰은 자신의 존재 이유가 결국 부자들(과 그 재산)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검찰은 다시 MBC 〈PD수첩〉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검찰은 〈PD수첩〉이 광우병을 보도하면서 미국인 아레사 빈슨의 사인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했다. 〈PD수첩〉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려는 것이다. 정부와 보수언론들은 마치 지난해 촛불 시위대가 〈PD수첩〉의 왜곡 보도에 부화뇌동한 것처럼 몰아간다.

정권 차원에서 MBC를 상대로 파상 공세를 펴고 있다. 여기에 광고 수입마저 대폭 감소해(들리는 얘기로는 40퍼센트 가량 줄었다고 한다) 경영 압박을 느낀 MBC 사측은 정권의 압력에 굴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측은 〈뉴스 데스크〉 신경민 앵커와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 김미화 씨를 교체하려다 내부 반발에 밀려 일단 보류했다.

검찰의 MBC 압수수색 시도는 단지 MBC 〈PD수첩〉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MB악법 강행 통과 기도를 연거푸 좌절시킨 언론노조를 사실상 정조준한 것이다. MBC노조는 그 언론노조의 선봉대이자 중심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노조가 미디어발전국민위에 있을 까닭이 없다. 한나라당 쪽의 사실상 태업으로 논의는 고사하고 심지어 회의 공개를 합의하는 데만 20일이 걸렸다. 애초 언론노조가 목표로 삼았던 대국민 선전 공간조차 못 되는 상황이다. 언론노조는 즉각 투쟁 태세를 갖추고 MB의 언론 탄압에 대응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공안 탄압은 북한 로켓 발사를 빌미로 더한층 강화될 개연성이 크다. 그러므로 현 상황의 핵심 특징이 단순히 지배자들 간의 권력 쟁투가 아닌 것이다. 계급간 투쟁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이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5월 1일 메이데이 집회를 대규모로 조직하겠다고 밝힌 것은 잘한 일이다. 메이데이를 이명박의 반동에 일격을 가하는 전기(轉機)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지금부터 이명박의 반동에 맞서 싸워야 한다. 당장 쌍용차의 대량해고에 맞선 투쟁을 실질적으로 조직해야 한다. 민생민주국민회의도 스스로를 상층 로비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이런 투쟁들을 열의 있게 호소하고 참여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민생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 절실할 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