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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우원석의 영화칼럼을 읽고:
악당은 진부한가

‘우원석의 영화칼럼’에서 영화 속 악과 현실 악의 진부함이 낳는 괴리를 설명하면서 영화 창작의 어려움을 소회하는 것은 참신했다. 그런데 나치 하이히만과 6명의 용산철거민을 학살한 전 경찰총장 김석기라는 악당의 ‘진부함’을 “부당한 시스템과 독립적으로 사고할 능력”의 진부함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의견에는 이견이 있다.

진부하다는 것은 ‘사상, 표현, 행동 따위가 낡아서 새롭지 못하다’(네이버 사전)는 의미다. 하이히만과 김석기는 “비판적이고 독립적인 사고”가 결여돼 악행을 저질렀다기보다는 자신들의 체제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능동적이고 신념에 따른 사고’와 행동으로 제압하려 했다.

그래서 하이히만과 김석기의 ‘진부함’은 ‘사고의 진부함’에서 비롯했다기보다는 체제의 진부함을 사수하려는 ‘사고의 능동성’에서 비롯한 것이다.

현실의 악당을 바보나 멍청이로만 여겨서는 악당을 제대로 물리칠 수 없다. 게다가 현실의 악당이 영화 속 악당보다 ‘더 사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