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고려대 학생들은 ‘명비어천가’를 부르며 기세등등하던 학교 당국을 상대로 통쾌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런데 출교 처분한 지 3년이 지난 지금, 고려대 당국은 다시 출교생들에게 무기정학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3월 27일 고려대 상벌위원회는 우리가 출교와 퇴학 조처로 학교를 다니지 못한 2년을 무기정학으로 “징계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학교 안팎의 거센 비판을 무시하고 결국 고려대 이기수 총장은 전 출교생 7명에 대한 무기정학 결정을 최종 승인했다.

2006년 고려대 당국은 학생 활동가 7명을 패륜아로 마녀사냥하고 출교시켰다. 보수 언론들도 학생 운동 죽이기에 동참했다. 다른 사립대학들도 이 기회를 틈타 시도때도 없이 징계 위협을 했고 실제로 한국외대, 동덕여대, 한신대에서 징계사태가 이어졌다.

그러나 출교생들은 지난 2년 동안 천막농성을 하며 고려대 학생들과 단체들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노동자들의 지지와 연대를 호소하며 투쟁했다. 그 결과 2년 만에 당당히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다. 고려대 당국은 끝까지 사과를 요구하며 출교를 퇴학으로 바꿔 학생들을 무릎 꿇리려 했지만 법원조차 출교생들의 투쟁은 “양심과 신념에 따”른 것이라며 학교의 억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올해 2월 출교에 이은 퇴학도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고 고려대 당국은 항소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고려대 학생들이 대거 촛불시위에 참가하고, 올해 고려대에서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운동이 벌어지는 등 운동이 성장하자 이러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 위해 다시 징계한 것이다. 내가 촛불시위에 참가해 같은 고려대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한 ‘괘씸죄’도 적용된 듯하다.

무기정학 징계처분에 항의하는 출교생들. 가운데가 김지윤

고려대 총장은 면담 신청 전에 기자회견을 했다며 면담 약속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는 징계를 승인하고 곧장 해외 출장을 가 버렸다. 학생 3천 명이 참가한 등록금 인하 요구 서명조차 총장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학교 당국이 얼마나 학생들의 목소리를 하찮게 여기는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그러나 고려대 당국의 학생 운동 탄압 시도는 쉽게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이미 고려대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회와 학내 단체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민주노동당학생위원회, 고려대 민주동우회 등에서 이번 징계 결정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함께 내고 있다.

우리는 지난 출교 철회 투쟁을 통해 광범한 지지와 연대 속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싸운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우리는 그때의 교훈을 밑거름으로 다시 투쟁에 나서려고 한다. 1년 전 출교 철회 투쟁 승리가 이명박 집권으로 실망하던 많은 사람들에게 통쾌함을 안겨 줬듯이, 다시 시작된 투쟁에서도 꼭 승리해서 불의에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또 한 번 보여 주고 싶다.

많은 동료 학생들과 노동자, 시민사회단체들이 무기정학을 철회하라는 목소리를 내 주기를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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