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화장실도 못 가고 다리가 퉁퉁 붓도록 일해 온 비정규직을 영원히 부려 먹겠다는 정부

비정규직 고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개악을 추진하다 강력한 여론의 반발에 부딪힌 한나라당은 최근 법 시행을 4년간 유예하는 조삼모사식 방안을 내놓았다.

이는 법 개정이 아닌 부칙조항 수정으로 사회적 반발을 피해 가려는 꼼수이며 이명박의 남은 임기 4년 동안 ‘정규직 전환’은 없다는 선언이다. 이미 정부가 앞장서 정규직 채용을 줄이고 10개월짜리 인턴만 뽑고 있다.

애초에 민주노총과 노동·사회단체들이 반대하며 경고한 대로 노무현 정부가 만든 비정규직 악법은 기업주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외주·용역화와 차별을 영구화하는 무기계약직화하는 데 이용돼 왔다. 이랜드, KTX여승무원, 기륭전자, 코스콤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덕분에 악법의 폐해가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악법을 폐기하고 차별을 철폐하라는 목소리도 커졌다.

그런데 ‘2년간 부려먹다가 마음대로 짜르는’ 것도 양에 차지 않은 이명박 정부는 ‘4년간 우려먹고 버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나아가 이명박 정부는 이주노동자, 60세 이상 노동자, 6개월 이하 수습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삭감까지 추진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서민을 쥐어짜서 부자만 살리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비정규직법/최저임금법 개악을 막아내야 한다. 그 점에서 4월 15일 〈민중의 소리〉 인터뷰에서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이 “조직력, 투쟁력 상태는 창립 이래 최악”이라며 “대의원대회에서 이미 4월에는 총파업 투쟁 못한다고 했다”고 말한 것은 유감스럽다. 조직력과 투쟁력은 투쟁 속에서 강화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공격에 맞선 투쟁을 회피하다가 현장의 불신과 환멸만을 키우고, 조직력이 약해진 경험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성향아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비정규직 해고자

“명지대측은 길게는 14년간 일해 온 일반조교들을 해고한 자리에, 새로운 사람을 뽑아 ‘행정보조원’이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상시지속적인 업무인데도, 1∼2년마다 사람을 갈아치우겠다는 거에요. 이게 말이 되나요?

대학측은 그동안 십수 년씩, 열심히 일해 온 우리를 해고할 때 ‘후배들도 먹고 살게 그만 물러나라’고 했어요. 7년 일하고도 한 달에 1백만 원 받는 우리들에게 말이죠. 심지어, 조교를 자르면서 커피머신으로 대체하면 된다고도 했어요.

‘해고보다는 비정규직이 낫다’고 말하는 이영희 장관부터 비정규직으로 살아보라고 하세요. 저녁에 남아 일해도 초과수당은 고사하고, 정규직원들에게 주는 밥조차도 알아서 주질 않았어요. 건강검진권도 정규직원에게만 주고요. 잘리지 않으려고, 온갖 차별을 꿀꺽꿀꺽 삼키면서 십수 년씩 일해 왔는데, 비정규직이라서 제일 먼저 해고된 거죠.

우리에게 이런 인간 같지 않은 삶을 계속 살라고 하는 분들이 진짜 철밥통들이죠. 죽을 때까지 먹고 살 것이 있고, 평생 해고되는 것이 뭔지 알지 못할 사람들이 우리를 차별하고 자르라는 결정을 하고 있어요. 83만 원도 아까워서 최저임금도 깎겠다고 하니 저러다 사람들이 더는 참지 못하고 터지면, 자기들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봐요.

민주노총이 적극적으로 나서 줬으면 좋겠어요. 비정규직 투쟁은 비정규직만 하는 것이라는 태도를 주변에서 보는데요, 그렇게 해서는 힘들고 지치는 것은 둘째치고, 효과가 나기 어렵다고 봐요. 정규직, 비정규직, 서민들 모두 관심가지고 나서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내가 겪고 있는 이 부당한 일을 우리 아이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아요.”

서수경 (여/38, 민주노총 대학노조 명지대지부장/ 촉탁직 4년, 일반조교로 7년 근무)

“2009년 2월에 등기우편으로 배달된 해고 통보서를 받았어요. 2008년 12월31일자로 해고됐다는 내용이었어요.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돈을 벌게 된 첫 직장이 종이 한 장으로 정리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요. 무대에 서는 것이 가장 행복한 저에게 무대는 목숨과 같아요.

앞으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나야 하는데, 국내 유일한 오페라합창단인데도 해체하는 걸 봐도 있는 일자리마저 없애고 있잖아요. 요새 경제 어렵고, 세상 살기 더 힘든데, 사람들 마음에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고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것인데요.

최저생계비도 안 되는 월급 70만 원으로도 마음과 열정을 바쳐서 일했는데, 그것마저도 문화관광부와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42명의 음악가들에게서 빼앗아 갔어요. 우리들의 삶의 터전이고, 내 자신이기도 한 무대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거예요.”

정찬희 (여/29, 국립오페라단합창단 소프라노 2년차)

“비정규직들이 (해고보다는) 기간연장을 바란다구요? 완전 거짓말이에요, 기업 위주로만 얘기하는 거죠. 경기 나빠서 다들 짤리고 비정규직은 1순위이니 정말 불안해요. 이제 (정식직원이) 될랑말랑했는데, 자기들 맘대로 바꾸면 어떻게 해요?

청년인턴제가 더 문제예요. 해마다 있던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은 없어지고 한달에 1백20만 원 받는 인턴 23명이 들어왔어요. 심지어 2년 근무한 비정규직을 내보내고, 그 자리에 인턴을 앉혔어요. 10개월짜리 인턴에게 일을 가르쳐줄 수도 없고, 직원들은 이틀 걸러 야근에, 주말근무에 빡세게 일하는 터라, 어정쩡한 인턴만 곤혹스럽죠. 게다가 인턴들은 정규직 전환 기대조차 할 수 없어요. 무엇보다 공공기관 선진화 때문에 신규채용이 있기나 하겠어요? 잘려나간 사람들은 정말 어떻게 살라고 그러는지. 정말로 다닐 수 있을 때까지 다니고 싶어요.”

이현진(가명) (여/31, 공공기관 비정규직 근무 9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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