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2일 오후 4시 종묘 공원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이 울려퍼졌다. 8천여 명의 남녀노소 시민들은 종묘 공원 곳곳에 앉거나 선 채 격앙된 목소리로 “학살 중단” “파병 반대”를 외쳤다.
문정현 신부는 “지구촌에 충격과 공포를 가져” 온 미 제국주의를 비난하는 첫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바그다드가 포위됐습니다. 그러나 조지 부시가 일하는 백악관도 촛불로 포위돼 있습니다.” 라며 “우리는 부시를 이길 수 있습니다.” 하고 힘주어 말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도 미국의 학살을 규탄하며 노무현의 파병 계획을 비난했다. “노무현은 국익이라며 우리 군대를 파병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을 규탄할 때만 평화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유덕상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이것은 전쟁이 아닙니다. 살육이고 살인 만행입니다.” 하고 이라크 침공을 규탄했다.
이 날 집회에는 전쟁에 반대하는 국회의원 6명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파병동의안에 반대한다고 밝혀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드높은 반전 여론이 전쟁 전까지 별 목소리를 내지 않던 이들을 집회로 끌어들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행진하면서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곳곳에서 시민들이 합류했고 이들을 환영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정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