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에서 건설업종은 이주노동자 비중이 가장 큰 부문 중 하나다. 건설업은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건설노조 조합원의 거의 절반이 일자리가 없을 정도”다. 정부와 기업주들은 이런 상황에서 이주노동자를 탄압하고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사이의 분열을 부추겨 전반적인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려 한다. 이에 맞서 이주노동자들을 조합원으로 조직하며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의 단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승섭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도건설지부 사무국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경기도에서 이주노동자들과 연대하는 문제가 본격 제기된 것은 2004년 용인 동백지구 투쟁부터예요. 당시 경기도건설노조는 용인 동백지구 원청사 업체 22곳과 하청사 업체 29곳을 상대로 건설 현장 최초로 지구 단위의 파업 투쟁을 벌였죠.

“당시 투쟁이 승리하는 데서 이주노동자들의 연대가 결정적이었어요. 이 투쟁 이후로 현장에서 노동조합이 힘을 가지려면 이주노동자들도 조합원으로 조직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기 시작했죠.”

경기도 건설 현장에서 이런 소중한 연대의 전통은 2006년 일산 2지구에서 있었던 불법 다단계 하도급 철폐 투쟁과 최근 광명 신촌 지구에서 시작된 이주노동자 해고 반대 투쟁으로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을 조합원으로 조직하지 않고 내국인 노동자만 파업을 하면 그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어요. 특히 수도권 아파트 건설 현장의 경우 이주노동자 비율이 80퍼센트가 넘을 정도예요.

“이주노동자들이 대체로 젊어서 힘이 좋은 데다 한국에 오래 머물면서 숙련도도 높아져 건설 현장에서 이주노동자 비율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요.”

이주노동자가 한국인의 일자리를 뺏는가?

“건설 현장의 내국인 노동자들 사이에는 이주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주노동자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에 기존 조합원들이 거부 반응을 보인 적도 있었어요.

“건설 현장에서 사용자들은 이주노동자들의 신분이 불안정한 것을 이용해 장시간·저임금 노동을 강요합니다. 그러면서 내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이주노동자들은 이렇게 돈도 적게 받고 오래 일하는데 너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 하고 압력을 넣지요.”

정부와 기업주들이 만들어 놓은 ‘바닥을 향한 경쟁’은 그렇게 작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건설노동자들은 얼마든지 이런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 줬다.

“토론과 논쟁, 특히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는 과정을 거치며 내국인 노동자들의 의식이 바뀌더라고요. 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는 지난해 투쟁을 겪으며 내국인 노동자, 이주노동자 모두 조합원이 늘었습니다.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단결해서 싸워야만 근로조건, 고용 등 건설현장에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