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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4.30-5.2 메이데이와 촛불 1주년 집회에 참가하고

올해 메이데이는 내가 참가한 역대 메이데이 중 제일 멋있었다. 전국에서 온 노동자와 촛불네티즌들, 그리고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올라온 한대련 깃발들. 반MB 기치아래 많은 사람들이 참가한 것이 정말 인상 깊었다.

동시에 제일 빡셌던 것 같다. 흔히 일부 좌파 단체에서만 하는 기습시위에 참가하고, 잡으려는 경찰을 피해 인도로 올라갔다 다시 차도로 나오는 것을 반복하기 2번… 그래도 나는 그나마 나은 상황이었다. 잡히지 않았으니까.

한대련 쪽 대열은 시청 밖으로 나가려다 견찰(이러면 잡아갈 지도 모르겠군)들이 시청역으로 나가는 출구를 셔터로 잠갔으니…

그때 참가한 학생들과 재수 없이 밖으로 못 나가게 된 시민들을 생각하면 정말 화가 많이 난다. 거기에 연행자 수백여 명.

아직 초보 단계지만 인간형 로봇도 나왔고 인간복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도 있는, 내가 어렸을 때 먼 미래라고 여겼던 시대에 살면서 내가 태어난 80년대와 다를 바 없는 억압을 경험한다는 게 한심하다.

5월 2일 대학생대회 뒤 잠실에서 기습시위를 했다. 신촌에서 정리집회를 한 뒤 술 마시다가 시청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해서 가 봤다.

서울역에서 용산참사 항의집회를 하던 1천여 명의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들이 서울역과 태평로를 왔다갔다 하다가 ‘하이서울 페스티벌’이 열린 시청 광장까지 진입했다고 해서 가 봤는데 거기서도 경찰들이 활약했다. 행사 진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로,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시민들을 잡아가고… 구경하다가 재수 없이 잡혀가고… 시위하고 아무 연관없는 중국인도 잡아가고.

아무리 ‘하이서울 페스티벌’을 무산시킨 것이 잘못이었다고 해도 노무현 시대엔 나 같은 사람을 싫어했을 평범한 시민들을 저렇게 잡아가는 건 정말 아니다.

거룩하고 위대한 민족의 지도자 MB가카께서는 이렇게라도 하면 사람들이 잠잠해질 것이라고 믿는 것일까? 6.3항쟁 때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으로 “매판자본 물러나라!”, “군부독재정권 물러나라!” 하고 외치다가 경찰에게 포로로 잡히고, 나중에 현대에 입사해서 노동자들을 때려잡은 자신처럼 될 것이라고 믿는 걸까?

그래. 일부 사람들은 가카처럼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이서울 페스티벌’을 중단시킨 건 잘못이었다고 생각할지라도 그것마저 가카의 통치로 인해 발생했다는 걸 알고, 또 끔찍한 폭력을 여러 매체로 접해 본 대다수 사람들은 오히려 더 분노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지난해 아름다운 촛불의 바다를 만들었던 5월 2일과 달리 ‘Hi! Police Festival’이었던 촛불집회는 그렇게 끝났다. 하지만 가카는 지난해 5월 2일에 시작된 아름다운 저항을 완전히 끝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저항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