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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독감과 자본주의’ 포럼에 다녀와서

5월 7일 다함께 성동광진지회는 “돼지독감과 자본주의”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발제자인 박건희 수의사는 돼지 사망률 1위가 압사일 만큼 비좁고 오물로 뒤덮인 수 만 마리 규모의 가축공장에서 돼지독감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조류독감의 치명적 사망률과 돼지독감의 광범위한 전염성이 조합된다면 5천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마치 닭과 돼지, 사람이 화투판을 벌여 전염병의 판돈을 키우는 끔찍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은 양돈업계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신종인플루엔자로 ‘정치적 개명’만 했을 뿐 전염병을 막기 위해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감축했다고 한다. 참으로 ‘명박스런’ 짓이다.

자유토론에서는 ‘나프타 독감’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축산기업을 재조정하여 사육면적을 20분의 1로 줄이고 멕시코의 보건과 방역시스템을 붕괴시킨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가 돼지독감의 진정한 배후라는 것이다. 특허권에 대해서도 도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는데, 다국적 제약회사 23개 중 20개가 정부투자로 설립됐기 때문에 독점적 권리는 주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류에게 꼭 필요한 약품에 대해서는 국가가 복제약을 생산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이 이어졌다.

대량사육방식이 문제라 하더라도 유기농으로 사육하면 고기값이 비싸져 평범한 사람들은 먹을 수 없게 되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자본주의의 무정부적인 생산방식이 아니라 계획적인 생산방식을 도입해 얼마든지 싸고 안전한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연사의 재치만점 발제와 뜨거운 자유토론을 통해 나는 돼지독감이 돼지가 아니라 이윤에 눈이 먼 자본주의의 오물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 자본주의를 실랄하게 비판하는 토론회가 더 많이 열렸으면 한다. 또한 세상을 오물의 구렁텅이로 넣고 있는 자본주의 자체를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