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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작은 ‘마녀’가 드리는 글

저는 “전문시위꾼을 골라내겠다”며 무더기로 뿌린 소환장을 받은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지금까지 민주주의를 거스르는 이 비열한 마녀사냥에 맞서 소환에 불응하고 있습니다.

속으로 두렵지 않았다면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수배 생활을 하고 감옥에 갇혀 있는 분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국가 탄압이 저 개인에게 직접 향하는 것을 느꼈을 때의 괴로움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전화벨 소리, 초인종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습니다.

경찰이 방문한 날 어머니의 흔들리는 눈과 떨리는 손을 보았습니다. 그 이후에도 어머니는 제가 집회에 나가는 것을 말리지는 않지만, 한층 더 걱정하십니다.

그래서 집회에 참가하면 한숨 쉬며 애태우고 있을 어머니 얼굴이 떠오릅니다. 종교가 없지만 그럴 때 마다 어느 신이라도 좋으니 절박하게 기도하고 싶은 심정이 듭니다.

바로 이것이 이 정부가 노리는 것일 테죠. 저를 고통스럽고 두렵게 하는 것 말입니다.

저는 그럼 저들이 원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물음도 던져 보았습니다.

그것은 제가 용기를 갖는 것이었습니다. 탄압의 칼날 앞에 물러서지 않고 “자유를 향해 고동치는” 제 심장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용기에는 희망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용산에서 철거민 5명이 죽었을 때 광폭한 탄압에도 수천 명이 모였습니다. 화물연대 노동자 박종태 열사가 죽었을 때 2만 명이 모였습니다. 그 2만 명은 경찰을 뚫고 살인기업 대한통운까지 행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날 죽음과 파괴로 점철된 이 정권에 분노한 사람 50만 명이 모였습니다.

정부가 당장은 그 행동들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부도 직전의 기업이 어음을 막는 일과 비슷할 것입니다.

굶주린 늑대의 핏발 선 사냥이 겉으로 무서워 보여도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용기를 내서 싸우면 우리는 언젠가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 승리를 위해 저를 지켜 주세요. 평범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절망뿐인 이 정부에 맞선 투쟁에 함께해 주세요.